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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전제품이 귀중한 자원으로-에코저널 기고문
  • Name :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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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 2010-01-07

폐가전제품이 귀중한 자원으로

이승호 수석연구원
(한국종합환경연구소)

기술이 발달하면서 가전제품의 교환주기가 매우 빨라졌다. 조금 쓰다가 싫증나서 바꾸기도 하고 고장이 나서 버리기도 하고 컴퓨터 같은 경우에는 속도가 느려져 내다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폐가전제품은 도심이고 농촌이고 넘쳐나고 있다.

가전제품을 만드는 데는 수많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또한 수 많은 광물질이 가전제품을 만드는데 꼭 필요하다. 폐가전제품을 버리게 되면 그 속에 수많은 귀중한 광물질도 그대로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내다버린 폐가전제품에서 귀중한 자원을 추출할 수 있다. 도시광산업이란 산업폐기물과 폐전자제품에 포함된 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산업을 말한다. 한마디로 만들어진 후 버려지는 제품에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광물질을 추출하는 것이다.

지구환경 변화의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석유나 석탄 등의 화석연료는 태워서 사용하면 그만이지만 금속은 사용한 뒤에도 버린 폐가전제품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게 된다. 도시광산업은 금속의 이런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도시의 전자제품 쓰레기에서 고부가가치의 금속 원자재를 만들어 내는 '도시 광산업(都市鑛山業·Urban Mini ng)'이 시선집중을 받고 있다.
우리가 늘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 한 대에는 금 0.02g을 포함해 은(0.14g) 구리(14g) 니켈(0.27g) 텅스텐(0.39g) 팔라듐(0.005g)이 들어 있다. 또한 휴대폰에는 희유금속인 네오디뮴, 티탄, 바륨, 지르코늄, 비소, 갈륨, 인듐, 탄탈 등이 포함돼 있다.

"그 작은 휴대폰에서 얼마나 추출할 수 있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 휴대폰에는 일반 광석에 비해 금속함유량도 높아 경제적이다. 1t의 금(金)광석에서는 약 5g의 금이 나오지만, 같은 양(1t)의 버려진 휴대폰에서는 150g의 금과 3㎏의 은, 100㎏의 구리를 얻을 수 있다.

2007년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휴대폰만 1000만 대가 넘는 것을 감안한다면 모두 모았을 경우, 엄청난 양의 광물질을 추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부족해서 금속광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폐제품에서 포함된 금속물질을 추출해 재사용하는 비율이 2007년말 기준으로 구리가 12.3%, 알루미늄이 18%에 그치고 있다. 폐가전제품의 재활용율을 높인다면 많은 비용을 들여 광물질을 수입할 필요도 없고 광물질을 취하려고 산과 들, 바다를 파헤칠 필요도 없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공급된 전자제품양은 3억3000만대 정도인데 약 9조6000억원어치의 금속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폐자동차나 각종 스크랩 등 산업폐기물을 포함할 경우 국내 도시광산 규모는 수십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동안 폐가전제품을 중국이나 제3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전자제품 쓰레기의 약 30%가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희귀금속이 많은 휴대폰의 경우 연간 1000만 대 이상이 버려지고 있지만 국내에선 겨우 200만 대가 재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원 유출'과 '낭비'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원은 한정돼 있다. 쓰면 쓸수록 자원의 선택의 폭은 줄어들게 될것이다. 더욱이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재활용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환경에 대한 접근은 단순한 경제적 잣대로 적용하면 절대 않된다.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우리의 미래를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