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코로나19(COVID-19)로 혼란과 공포에 빠진지 어느 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019년 12월 중국에서 발병된 후, 한 달 만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병원체가 확인되었고, 감염과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세계보건기구는 2020년 3월에 감염병 최고 경고 6단계인 세계적대유행(pandemic)을 선포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감염병이 발생되면 경보단계를 그 위험도에 따라 6단계로 나누어 발표하는데, 1단계는 동물 한정 감염, 2단계는 동물 사이 전염 및 소수의 사람 감염, 3단계는 사람 사이 감염이 증가될 경우, 4단계는 사람 사이 급속 확산(세계적 대유행 초기단계), 5단계는 감염 확산으로 최소 2개국에서 유행상태, 6단계는 몇 개국을 넘어 대륙 국가에 확산된 경우의 단계를 뜻한다.
그 동안 세계적대유행인 6단계 선포는 총 3번 째였는데, 첫 번째가 1968년 홍콩독감으로 100만 명이 사망하였으며, 두 번째는 2009년 신종플루로 2만 명 사망, 세 번째인 이번 코로나19로 600만 명 이상이 사망하였다고 집계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진단확인이 어려운 나라의 사망인원을 감안한다며 최소 3배 정도인 1,80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더 두려운 것은 아직도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대유행은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또한 약 3천만 명이 누적감염(전체인구 60%이상)되었고 3만 3천여 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되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세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여실히 보여 주었다.
이렇듯 전 세계는 크기가 80~100nm에 불과한 바이러스(Virus)로 인해 인류 생존이 위협 받고, 무역 마비, 경제성장 둔화, 교육 활동 제한 등, 그야말로 코로나19 펜데믹(pandemic)이 인류의 패닉(panic)이 되었다.
바이러스는 생명체의 몸속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 즉 감염은 바이러스 유전자 복제를 통한 바이러스의 생존을 의미한다. 이렇듯 바이러스는 생명체의 특성인 복제와 비생명체의 특성인 단독생존이 절대 불가능한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바이러스에게 복제는 생존을 의미하고 생명체에게는 감염을 의미하는데, 감염은 인류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며, 동·식물과 박테리아 등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들이 해당된다. 인류에게 영향을 주는 병원균 중 최소 60%는 박쥐, 진드기, 설치류 등 동물을 통한 감염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그 중 비교적 최근 출현하여 영향을 준 에이즈바이러스(AIDS, 1980년대, 약5000만명 사망, 치사율 2%, 후천성면역결핍)는 원숭이에서 인류로 전파, 사스(SARS, 2002년 발병, 약800명 사망, 치사율 7%,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사향고양이에서 인류로 전파, 에볼라바이러스(Ebolavirus, 1979년 최종발생, 2014년 약11,000명 사망, 치사율 55%, 유행성출혈열)는 과일박쥐를 통해 고릴라, 침팬지를 거쳐 인류로 전파, 메르스바이러스(MERS, 2012년, 약600여명 사망, 치사율 40%, 호흡기 질환)는 박쥐에서 낙타 그리고 인류로 전파 등, 최근 치명적인 영향을 준 바이러스 중 70% 이상이 인수공통전염병(zoonosis, 동물에서 사람 전염)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의 유전자 분석 결과 또한 박쥐에서 유래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사스와는 80%정도,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와는 96%의 유전자 일치성을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는 왜? 사라지지 않으며, 그 치사율은 높아져 가는 것일까?
지구 생태계는 매우 복잡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고, 인류는 그 상호작용의 고리를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계속 끊고 있다. 무분별한 각종 개발과 온실가스 남용으로 인한 전 지구적인 환경변화는 야생동·식물 서식지 파괴를 가속화하였고, 그로인한 환경구성원 사이의 상호관계 불균형은 결국 바이러스들이 다른 감염원을 찾아 그 생존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자연생태계에 존재한다면 한 공간에서 결코 존재 할 수 없는 종들을 전시, 식문화 등으로 인위적으로 가둬서 바이러스의 상호감염 가능성을 높혔고, 그러한 신조합의 바이러스는 결국 대응할 면역체계가 없는 숙주(Host)에게 감염되어 퍼져나가는 현상이 반복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인류의 항생제 남용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항생제의 부분별한 사용은 더 강한 바이러스만 살아남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므로, 항생제 남용은 가축이나 인류에게 모두 상처만 남긴다. 또한 가축 사육이 많은 하천을 중심으로 잔류항생제가 검출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생물농축으로 인류에게 다시 항생제가 축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바이러스의 항생제 내성이 커지면, 인류는 바이러스의 극복을 위해 더 많은 항생제를 사용하게 될 것이고, 그 상황을 견뎌낸 더 강한 슈퍼 바이러스는 계속 출현할 것이다.
코로나19가 발병되기 이전에는 환경파괴가 과학기술의 발달 때문이라고 치부한적 있다면, 코로나 19로 인한 3차 펜데믹 이후에는 환경보전·보존·복원, 인류 보건환경의 한계는 과학기술의 한계임을 크게 자각하게 되었다. 적어도 코로나19로 시작된 각종 질병과의 싸움의 신호는 그렇다.
과연 무엇이 인류와 환경, 야생동식물이 공생하는 옳은 방법일까? 어떻게 바이러스로부터 인류가 존립하겠는가? 아님 바이러스에 무릎을 꿇을 것인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 펜데믹 앞에 인류의 큰 숙제가 남겨져 있다.
# 필자소개
현 한국종합환경연구소 대표
현 (재)은산생태연구재단 이사장
현 한국생태학회 상임평의원
현 한국수산해양교육학회 이사
현 에코저널 편집자문위원
현 교육법인 도시숲센터 이사 및 자문위원
현 한양대학교 IAB자문위원
현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장
현 새만금실전문제연구단 이공계 인재양성멘토
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평가위원
현 지식경제부 지식경제기술혁신평가단 평가위원
현 교육과학기술부 국가기술수준평가 전문위원
[출처] [전문가 칼럼] 생태계 보호와 바이러스(Virus)|작성자 한국종합환경연구소 대표 이승호,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전문가 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