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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교육이 인성을 좌우한다
  • Name : 이승호
  • Hits : 2153
  • 작성일 : 2005-10-05

환경교육이 인성을 좌우한다

이승호 책임연구원
한국수권환경연구센터


한차례 비가 내리고 이제 가을 날씨로 가고 있다. 계절은 어김없이 변하는데 힘들게 변한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년 여름도 매년 계절변화상에 비해 늦게 찾아왔고 현재는 계절상 분명히 가을인데도 잦은 비에 한낮 날씨는 여름 날씨처럼 덥다. 계절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변하지만 그 변화가 무뎌지거나 어중간한 계절을 나타내고 있다.

계절 변화는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인위적 간섭이 환경의 어떤 부분을 변화시켰고 그 영향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이며 인류 피해는 가중되고 있다.

모처럼 연휴가 끼어 있는 주말, 필자가 녹지가 조성된 연구센터 주변을 거니는데 멀리서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 몇이 박스를 바라보면서 나뭇가지로 무언가를 만지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박스에는 메뚜기, 방아깨비, 잠자리 등이 가득했다. 곤충 가운데 일부는 이미 죽었고 그나마 살아있는 곤충들도 곧 죽을 듯 기력이 없었다.

필자는 안타까운 마음에 "곤충들이 아파하니 녹지로 돌려보내자"고 제안했으나 아이들은 막무가내로 '싫다'며 소리친다. 재차 아이들에게 "너희들의 친구가 있고 아빠 엄마가 있는 것처럼 곤충들도 친구들과 아빠 엄마가 보고 싶어질 테니 놔주자"고 웃으며 달래 본다. 그제야 다수의 어린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필자의 말을 따르려 한다. 한데 순간 한명의 어린이가 "곤충은 아빠, 엄마, 친구들 없어요 ! 죽어도 되요!"라고 강하게 반발한다.

잠시 동안 필자는 소름이 끼쳤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초등학교 2학년이라는 아이는 유치원을 거쳐 적어도 3년간 교육을 받은 상태로 감성이 풍부해야할 시기인데도 불구, 생명이 무엇인지 생물이 무엇인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필자의 이런 우려를 "아이들이 다 그렇지 뭐!"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성은 어느 시기에 갑자기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교육으로 조금씩 달라지고 변화해야 한다.

현대사회가 고도 산업화되면서 물질적 풍유를 너무나 강조했고, 각종 개발이 난무하고 물질 생산을 위한 생산시설이 만들어짐에 따라 식물, 동물을 자연의 품에서 밀어내면서 벌어진 현상일 수도 있다.

인류의 이기주의가 극에 달하면서 보고 듣고 배울 수 있는 자연의 순리, 이치는 딱딱한 컴퓨터와 책 속에서 간신히 찾을 수 있는 자료로만 남게 될지도 모르는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자연의 이치를 가르치고 사람이 살아가야 할 참 방향을 순리적으로 제시했다. 이렇듯 배워야할 자연을 배척한 우리는 인간성 부재가 나타나고 가치관과 도덕성이 흔들리고 있으며, 생명 존엄성 상실, 패륜적 범죄 증가 등 인성부재로 인한 영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모든 지식들과 물질들도 인간성의 기반 위에 존재하지 않는 다면 우리세상은 있어도 없는 것이며 결국 자멸하게 될 것이 뻔하다. 생명에 대한 이해는 환경교육으로부터 시작된다. 환경교육이 잘 이뤄진다면 환경에 대한 윤리가 정립되고 환경윤리관 정립은 곧 인성으로 이어진다.

환경교육은 환경윤리관을 정립시키고 환경문제 예방과 해결에 필요한 대응방안을 환경이념 위에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또, 자연의 큰 테두리 안에 있는 인간의 역할을 주시하고 그 사이에 성립하는 도덕적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러한 관계를 규율하는 윤리적 원리들은 전지구적인 자연환경과 그 속에 거주하는 모든 동식물들에 대한 인간의 의무와 책임을 규정해 준다.

따라서 환경교육이 인성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의미다. 즉, 환경을 버리는 것은 인성을 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