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활용, 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해야
비효율적인 교통체계로 대중교통 위축
승용차 이용한 출퇴근 문화서 벗어나길
한국수권환경연구센터 이승호 책임연구원
며칠전 필자는 과천 정부종합청사에 볼일이 있어 다녀왔다. 민원인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려고 조그만 주차장을 2바퀴 돌았다. 주차를 관리하는 공익요원의 도움으로 주차를 시키고 주차장을 한번 둘러보았다. 주차요원은 쉴 시간도 없이 방문차량, 오토바이를 이동시켰다. 오토바이는 20대 가량 주차 공간이 확보되어 있었고, 자동차는 600대 정도의 주차공간이 확보 되어 있었다. 얼핏 보기에도 수천명이 드나드는 공간에 고작 600대의 주차공간이라니 참 한심했다.
공무원 주차장은 3천~4천대의 공간이 확보돼 있었으나 이 공간도 현재 여유가 없어 보였다. 필자가 머무르는 2~3시간 동안 자전거를 타고 민원 보러 오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민원입구 앞에 자전거 주차 공간은 20~30대 정도였는데 대부분 오래전부터 이용을 하지 않은 탓인지 안장위에 먼지가 자욱했다. 공무원도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이용을 별로 하지 않는 듯하고 민원인도 마찬가지였다.
공무원 주차장은 민원인의 최소 6배가 넘는듯하나 그래도 부족하고 민원인은 주차공간이 없어 차를 돌려야만 한다. 뭔가 좀 이해가 가질 않는 부분이 많다. 과천시는 얼마전 자전거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곳이다. 지하철 입.출구에는 자전거 보관시설이 확충되어 있다. 이러한 과천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천종합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대중교통 활용을 별로 하지 않고 자전거는 더더욱 아니다. 대부분 승용차로 출퇴근을 한다는 것인데,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과천 정부종합청사에는 건설교통부, 환경부도 위치하고 있다. 자동차로 인한 폐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관계부처 공무원들이다. 필자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자가용을 이용했지만 참으로 이러한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는 대기오염을 심화시키고 있다. 특히 서울의 대기오염은 자동차에서 기원한 물질이 85%이상으로 우리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생산성 있는 석유가 나오지 않는 우리나라는 전체 사용량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유가변동이 되면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차량 증가로 인한 교통체증은 심각한 수준으로 연간 수조원이 도로 위에서 허무하게 사라지고 있다. 도심을 조금만 걸어 나가면 자동차 때문에 이리저리 피해 다녀야 하고 좁은 골목에서 주차 전쟁을 치러야 한다.
선진국의 대도시는 도시철도망을 중심으로 도시교통체계가 형성된 반면, 우리나라는 승용차와 버스 같은 노면교통위주의 교통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재래식 교통체계가 그대로 유지됨에 따라 대중교통 기능이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왜곡된 자동차 중심 문화를 만든 관계부처 공무원들이 민원인들 보다 자동차를 더 끌고 다니니 대중교통을 위한 좋은 정책이 나올 수 있겠는가? 이제는 뭔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대중교통 활용은 도심의 환경, 교통, 에너지 문제를 모두 해결 할 수 있는 좋은 방안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