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녹지공간을 늘려야 한다
온도상승.동물의 종다양성 감소와 연관
옥상 녹화, 인도 침투성 재질 활용 등 필요
한국수권환경연구센터 이승호 책임연구원
날이 따뜻하다 못해 매우 더워지고 있다. 늦겨울이 기승을 부리면서 꽃샘추위가 왔고 봄을 넘어 여름이 된 듯하다. 때 이른 더위에 냉방기 사용이 늘어나 전력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얼마 전 필자는 지하철을 타고 서울 근교와 도심을 지나고 있었다.
밖을 바라보다 문득 대부분의 건물 옥상이 시멘트와 콘크리트로 돼있음을 확인했다. 우리들은 식물이 자라고 있어야 할 공간에 건물을 세우고 도심의 사막을 열심히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나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빈공간만 있으면 식물을 심고 가꾼다. 일본 도심을 다니다 보면 눈의 피로를 별로 느끼지 못한다. 반면 우리 주변은 삭막하기만 하다.
녹지공간 부족은 단지 삭막함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도심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이상기후현상과 다른 동물들의 서식공간을 잃게 해 종다양성을 현저히 감소시키게 된다. 지금처럼 때 이른 더위도 녹지공간 감소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도심의 온도는 농촌지역보다 약 0.5~1.5℃정도 높게 상승한다. 이는 도심의 많은 구성물이 시멘트, 아스팔트, 콘크리트 등의 석조면으로 돼 있어 태양광이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열의 방사로 인공구조물들은 많은 열을 비축하지만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은 광합성 현상을 통해 내부에서 열이 조절된다. 따라서 도시화의 증가로 나타나는 녹지감소는 대기와 열 교환현상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러한 열수지 변화는 수분수지변화를 주도하게 된다.
도시화로 인해 강수량이 늘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화나 공업화가 되기 전과 후의 강수량을 비교해 보면 도시화 후에 강수량이 증가했고, 인간의 각종 활동이 많은 곳일수록 강수량의 증가율이 커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하루 250mm이상의 집중호우가 매년 한번 이상은 일어났으며 300mm 이상의 극심한 집중호우도 발생하고 있다. 집중호우는 일년에 평균 10번 정도가 나타나고 있으며 그 횟수는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국내 산림면적은 전국토의 65%에 해당되는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안정된 생태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난개발에 의한 산림훼손은 증가했고, 훼손 형태도 부분 훼손에서 산의 절반이 잘려나가거나 산 자체가 없어지는 경우도 생겨났다. 또 불법행위 즉, 산림형질 변경, 무단벌채, 임산물 채취, 산불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산림이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생태계는 변화를 받고 있으며 식물 서식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서식공간 감소는 건물 옥상 녹화, 벽면 녹화, 인도 녹화, 인도의 침투성 재질 활용, 빈공간의 비오톱(bio top) 설치 등으로 일부 대체할 수 있다.
생명의 생육공간을 사막화시켰으니 도심 건물의 옥상 등 여유 공간에 식물을 심어 식물의 훼손으로 인한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 시켜야 한다.
현 상황에서 한탄은 그만 접고 최소영향 방안을 철저히 강구해야 한다. 가벼운 정쟁거리로 민심을 혼란시키기 보단 미래 환경을 위한 논쟁을 하고 각종 환경 관련연구에 대한 지원이 늘어 갔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