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습지 보존, 복원기술 개발의 필요성
습지파괴로 생태계 먹이연쇄의 단절초래
자연천이 유도방안 적용시 비용과 시간 절감
한국수권환경연구센터 이승호 책임연구원
해안습지는 기능에서나 가치면에서 매우 중요하나 우리나라에서는 습지의 체계적인 관리는 고사하고 오히려 파괴를 자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습지가 많은 내만과 하구가 1984년 당시 155곳에 4천180㎢에 달했으나 이를 모두 간척할 수 있는 공간으로만 인식한 결과 해안습지가 65%나 사라지게 되었다. 습지관리가 잘되고 있는 해외 선진국들은 1950년대부터 습지의 개념을 정립하고 1970년대 이후 습지 분류의 토대를 마련,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습지목록을 작성하여 습지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습지가 많이 파괴되었고 해안습지의 기능이 사라져 조간대 생태계는 물론 해양생태계까지 먹이연쇄(물질순환)의 단절을 초래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나라 조간대 특성에 맞는 연안습지 복원기술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간석지 생태계의 장기적이고 종합적이며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내 조간대 연구가 산발적으로 진행된 것이 사실이다. 이제 기존에 조사된 자료를 체계화하고 해안염습지를 복원하기 위한 작은 방안들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그 방안중 하나가 해안 식생대의 복원이다. 해안습지 기능을 살리기 위해 해안식생대의 복원을 추진해야 한다. 해안 염습지는 매우 광범위하여 인위적으로 모든 퇴적지형과 생물분포영역을 조성하는 것은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며 기술적으로도 힘이 든다. 하지만 자연천이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낸다면 비교적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 해안식생대 조성은 수리학적 및 퇴적학적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여 자연천이가 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이러한 유도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연안 식생대가 기형성된 지역에서 식생대 분포역을 확장시키는 방법과 기형성 되었지만 인위적 간섭에 의하여 파괴된 지역에 일부 염생식물을 복원하고 분포역을 확장시켜 자연천이 되도록 유도하는 실질적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해안 식생대를 조성하는 기술이 가능해지면 훼손되고 파괴된 조간대 자체의 창조기술에 응용이 가능하다.
습지 식생대 조성은 해양생태계 보존 복원기술에 응용은 물론 농어민의 소득증대에도 일조를 할 것이다. 한 예로 퉁퉁마디(Salicornia herbacea)는 함초라하여 한약재로 사용된다. 함초의 영양성분을 보면 철분(Fe)은 바닷말, 김, 다시마에 비해서 2~5배나 많이 들어 있으며, 칼슘(Ca)은 우유의 약 5배, 칼륨(K)은 감자의 7배, 요오드(I)는 일일권장 섭취량의 약 8배, 콜레스태롤의 합성을 저지하고 부족하면 성장감퇴, 생식기능 저하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바나륨(V)은 간, 생선의 약 1.5배가 들어 있다.
이렇듯 유용한 생물자원인 퉁퉁마디를 활용하여 각종 음식, 비누, 화장품, 음료 등으로 개발이 된다면 농가의 부가가치 창출에 이바지 할 수 있으며 국민보건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다. 현재 염생식물을 활용한 여러가지 상품이 민간차원과 일부지자체에서 진행중에 있으나 체계적인 보호와 보존방안에 대한 연구 없이 상품을 개발만 한다면 염생식물은 사라지게 될 것이 자명한 일이다.
해안에서 식물의 채취는 어떠한 용도의 채취건 간에 채취대상이 되는 종뿐만 아니라, 그 군집의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채취의 강도가 높을 경우는 채취종이 자라는 속도보다 채취되는 속도가 빨라 과다채취로 인해 개체수는 감소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조간대 생태계에 중요한 에너지 공급자의 역할을 하고 인류에게 유용한 생물자원인 염생식물을 체계적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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