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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나무에도 꽃은 핀다
  • Name : 이승호
  • Hits : 1944
  • 작성일 : 2005-04-18

고목나무에도 꽃은 핀다

인간의 개발논리로 산림은 늘 뒷전
자연을 이해하는 생태복원사업 필요해

한국수권환경연구센터 이승호 책임연구원

곧 식목일이 다가온다. 그러나 우리에게 식목일은 그저 공휴일로만 인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긴 앞으로 제헌절과 함께 식목일도 공휴일에서 사라진다고 한다. 사실 식목일은 공휴일이라는 의미이외에 나무의 고마움과 산림의 커다란 품을 느끼고 훼손된 산야에 식수를 하며 자연의 품으로 다가가는 큰 의미를 지닌 날이었다.
식목일은 신라가 삼국 통일을 이룬 날인 문무왕 17년 2월 25일(양력 4월 5일)과 조선의 성종이 선농단에서 직접 논을 경작한 날인 양력 4월 5일을 기원으로 해서 1946년에 정해졌다. 1946년은 일본 식민지로부터 광복된 다음해다. 이 시기는 식물의 life cycle상 생육이 잘 되기 시작하는 시기로 절묘한 시기적 조화를 이루어 우리선조의 지혜가 잘 느껴진다.
산림은 토양유실방지, 수분흡수(습도조절), 지표면 온도 상승방지, 방풍, 소음방지, 삼림휴양, 심미적 가치창출 및 대기의 각종오염물질 정화 등의 환경개선 기능뿐만 아니라 수자원의 근원지이며 상수원 확보 공간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상수원에 관계하는 상수보호지역 주변의 자연식생은 수자원 보호에 근본이 되며 호소로 유입되는 집수역의 주변삼림식생은 상수원 지역의 수질과 유량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등 자연환경과 생태계 보호기능을 갖기 때문에 보호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듯 산림은 경제가치와 논리로 산정할 수 없는 고마운 일을 늘 소리 없이 하고 있다. 하지만 산림은 인간의 개발과정에 밀려 늘 뒷전에 존재하였다.
임의적 산림형질 변경, 무단벌채, 임산물 채취 행위로 산은 고통 받고 있으며 아파트를 건설할 때는 산 일부가 잘려 나갔고, 해양공사를 위해서는 산 전체가 바다로 들어갔고, 도로공사를 위해서는 산이 두개나 세개로 나뉘어 졌다. 그리고 각종 골재채취로 인하여 산은 흉물스러운 빨간 속살을 드리우고 아파했다. 지금 이 순간도 산은 없어지고 있으며 도시로 바다로 들판으로 갈기갈기 찢기고 있다.
고목나무에도 꽃은 피고 잎이 나오며 광합성을 한다. 세월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식물에 대한 소중함으로 얼마나 보호해주고 우리들이 그들에게 다가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고목나무가 쉬지 않고 우리들 곁에서 산소를 공급하는 동안 우린 그 식물이 거추장스럽게 길을 막고 서있다고 한탄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식물은 우리가 몰아내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와 같이 공존하며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다. 우리 삶의 터전은 식물이 없으면 안된다. 수많은 동식물들까지 보금자리에서 멀어지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건강한 산림유지 관리야 말로 인류에게 사회 문화 경제와 생물학적, 생태적, 기후적, 정신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리라 확신한다. 숲에는 우리 생존의 젓줄이 담겨 있다.
게다가 환경복원은 지속적인 연구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은 어느 곳에서든 생태복원, 환경복원 등의 단어를 너무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렇다고 환경복원을 위한 기술력이 축적된 것은 아니다. 그 동안의 꾸준하고 지속적인 연구결과가 도출된 것은 더욱 아니다. 우린 우리나라 기후특성에 맞는 우리나라만의 복원기술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지금의 환경복원 사업들은 외국 사례들을 그대로 적용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복원하는 식물종도 재래종이 아닌 번식률이 좋은 외래종을 대부분 선택하고 있다. 그나마 환경복원이라고 만든 곳들은 관리할 기술이 없어 꾸준히 돈만 낭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이러한 것이 우리가 원하는 환경복원 일까?
우리나라는 세계 선진각국들이 환경복원에 힘을 쓰고 있을 때 지속적인 자연훼손을 하였고 이제야 다시 엄청난 재원을 쏟아 부으며 외국을 흉내낸 복원 아닌 복원을 한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목적성 없는 대규모 국책사업 진행으로 자연훼손의 선두에 서있는 양면성을 띄고 있다.
산업발전을 위해 엄청난 재원을 들여 경제는 발전시켜 놓았지만 이로 인해 훼손된 환경을 회복시키기 위해 산업발전으로 벌어들인 재화를 전부 쏟아 부어도 회복되기 어려운 것이 자연인 것이다.
그 동안 우린 자연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바꾸어 왔다. 단순하진 않지만 자연스럽게 변화해 가고 있는 생태계에 우리 인류는 인위적 간섭을 끊임없이 가하였다.
우리의 현재능력으로는 환경을 아는 것도 지키는 것도 매우 힘이 들기에 복원은 더욱 어렵다. 따라서 생태계에 대한 파악 없이 어떻게 변화해 갈지 그 영향은 어떤 것인지 판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욱이 생태계를 전부 이해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환경복원을 위한 모든 것을 중단할 수는 없다.
환경복원은 다양한 각 분야가 함께 어우러진 종합학문이며 90%의 자연치유력에 10%의 인간 복원 노력이 들어갔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복원이 이루어진다. 우린 꾸준한 복원기술력을 쌓아야 하며, 각 분야의 연계성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지속적인 국가적 차원의 환경복원 프로젝트를 진행시켜야한다.
무엇이고 짧은 시일내에 되는 것은 없다. 특히나 46억년전에 생성된 지구의 구성요소를 복원시키는 데는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