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마당

Notification
Home 알림마당 연구소 칼럼

연구소 칼럼

[전문가 기고] 지구온난화와 토양의 역학
  • Name : 운영자
  • Hits : 2062
  • 작성일 : 2004-09-14
동토가 3배나 빨리 녹고 있다
토양복구로 탄소발생 줄여야


<데이비드 스즈끼(David Suzuki) 박사/The David Suzuki Foundation>

과학자들은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것으로 기후변화를 지적한다. 몇 십 년 후에는 뜨거워진 지구로 인해 우리의 경제와 생활방식은 매우 심대하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우리 몸이 여러 개의 기관들로 구성돼 있듯이, 생물권도 공기, 물, 토양, 생명체 등 서로 다른 부분들이 상호 연계돼 거대한 체계를 이루고 있다.
만약 이들 중 하나에 중요한 변화가 생긴다면 생물권 전역에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마치 심장질환 하나 만으로도 우리몸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기 중으로 발산되는 메탄과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는 지구를 뜨겁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이 생태 시스템 전역에 변화를 유발하게 된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는 토양(흙)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지금까지 밝혀진 데로라면 이들의 관계는 매우 긴밀하다. 토양은 대기 중으로 발산될 수도 있는 지구온난화 유발물질인 탄소를 함유하고 있다. 특히 1년 내내 얼어있는 북극의 동토층에서는 추운날씨로 인해 유기물질의 분해과정이 억제되기 때문에 탄소가 토양에 머무는 데 매우 효과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학자들은 지구토양의 총 탄소량 가운데 1/3 또는 1/4일가량은 이 동토층에 묶여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류의 활동으로 인해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동토가 녹고 있어 크게 우려된다. 마니토바 북부지역의 동토는 지난 40년전과 비교할 때 녹는 속도가 세배나 빨라졌고 사이언스(Science) 지에 따르면, 매년 31cm씩 북쪽으로 침식되고 있다.
물론 동토층이 녹는 다는 사실이 곧 기후변화를 의미하는 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고 통토가 녹은 자리에 새로운 식물이 자라면서 흙에서 나오는 탄소를 일부 흡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식물이 자라기도 전에 토양의 유기물은 엄청난 양의 메탄과 온실가스들을 방출할 것이 분명하다.
또 극단적인 기후는 토양침식을 가속화시켜 곡물수확량을 줄이고 사막화를 유발하는 등 다른 토양관련 재앙들도 속출할 것이다.

한편, 흙이 반드시 탄소배출의 멍에를 쓰고 살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황폐화된 토양도 다시 복구하고 농업관행을 개선시킨다면 흙은 다시 탄소를 흡수해 지구온난화를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밭을 갈지 않고 도랑에 씨를 심어 농사를 짓는 무경간농법을 사용하거나 효율적인 관개운영, 혼합작물재배 등 다양한 전략을 쓰면 최소 5%에서 최대 15%까지 흙이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토양이 비옥해지고 결과적으로 농업생산량도 향상되는 혜택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예전에 휘발유의 납 성분, 오존층 파괴, 식품의 잔류성오염물질 등 중대한 환경문제에 직면한 적이 있었지만 국제사회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 왔고 실제 우리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납은 사실상 제거됐고, 오존층은 스스로를 치료하기 시작했으며 잔류성 오염물질은 단계적으로 퇴출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문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기웅 기자>
* 이 칼럼은 데이비드 스즈끼 재단의 허가 하에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