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떠드는 대기오염 방지 대책
개발사업에 앞서 환경영향 조사해야
한국수권환경연구센터 이승호 책임연구원
경기도 안산시 지역은 오래전부터 악취와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책이 없어 67만 안산 시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이러한 시민 고충의 관계 기관인 안산시, 경기도, 환경부, 산업자원부, 수자원공사 등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듯하다. 하긴 우리나라 정책은 관련된 사항으로 누군가 큰일을 치루거나 영향을 크게 받았을 때만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는가? 서서히 다이옥신으로 죽어가고 있는 안산시민은 당연히 신경 쓰이지 않을 것이다. 안산은 다이옥신 발생률이 전국 1위 도시이다. 다이옥신은 베트남전쟁에서 미군이 사용한 물질로 기형아 출생의 원인이 되어 인류가 만든 최악의 물질이라 할 수 있다. 다이옥신은 환경호르몬의 일종으로 염소나 브롬을 함유하는 산업공정에서 화학적 부산물로 생성되며, 염소가 함유되어 있는 화화물을 소각할 때도 생성된다.
다이옥신은 가장 독성이 강하며 최기형성(기형아형성), 발암성이 있는 물질이다. 이러한 독성 대기물질 배출에 대한 구체적인 저감방안과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은 67만 안산시민들의 생명을 볼모로 다이옥신의 위해성 테스트를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알려진 배출 물질이 다이옥신이지 다른 악취유발 요인들도 시민들의 보약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몇년전부터 안산지역 악취문제가 안산지역 민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민원이 발생하리라고는 미리 예견된 사실이라 할 수 있다. 쓰레기소각장, 염색단지 등 대기오염물질의 주요 배출업체가 밀집지역의 인근에 신도시를 조성하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이며 해마다 반복해서 발생해 온 사실임에도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도 밝혀 내지 못하고 있다. 원인은 고사하고 악취문제와 대기오염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점 없이 이들 문제를 더욱 가중시킬 수 있는 시화 MTV(멀티테크노벨리)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수인선 화물열차 도심통과, 영흥화력발전소 가동, 열병합발전소 연료교체와 도시 및 인구증가에 따른 자동차 증가 등을 감안한다면 안산시민 모두가 방독면을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해야 할 때가 멀지 않은 듯하다.
안산시가 발표한 대기오염 개선대책인 공단 및 도로변 등에 2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Air-Green Belt 정책은 고맙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안산시는 중앙로 일대 상가 활성화를 위해 상가쪽 녹지공간(길이 1천250m, 너비 17.5m) 가운데 우선 미라마호텔∼롯데프라자 구간의 녹지 9.5m와 인도 일부를 헐어 64면의 주차장과 진입도로를 개설한다고 발표하였다. 현재 조성되어 있는 녹지도 유지.관리하지 못하는데 무얼 보고 대기오염 개선대책을 믿어야 한단 말인가?
안산시의 대기오염문제와 악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산업 및 지정 폐기물 소각장을 이전하거나 공영화해야 하고,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가로수와 Ecotop 조성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악취의 위해성 문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시키고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개발사업을 진행시킬 때는 사전에 충분한 연구조사를 진행하여 과학적 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한 뚜렷한 대책을 강구하고 개발사업들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사업이 완료되었다 하더라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시민 피해를 최소화 하여야 할 것이다.
미래에 우리 후손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의 척도는 지금 우리가 훼손 시켜놓지 않은 자연 만큼의 행복이라 할 수 있다. 후손들의 눈빛에 실망의 빛과 탁한 공기, 어두운 하늘, 검은 물을 안겨주지 말아야 한다. 지금의 환경 정책은 우리 미래의 행복 기준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