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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생물의 품 새만금 갯벌
  • Name : 이승호
  • Hits : 1755
  • 작성일 : 2004-10-06


국책사업에 걸 맞는 사업목적 필요


한국수권환경연구센터 이승호 책임연구원


다시금 우린 새만금 갯벌에 생육하는 수많은 생물들을 뒤로한 채 탁상공론만으로 그들의 생육지에서 쫓아내려 한다.
사라져 가는 갯벌 한줌을 움켜쥐고 새만금 갯벌 한편에서 가픈 숨을 내쉬며 우리에게 힘겹게 다가오려는 생물들을 그들의 따뜻한 품에서 잔인하게 밀쳐 내려한다.
그 누가 수많은 개발논리와 반짝이는 미래를 제시하며 경제의 잣대위에 소중한 생물들을 올려놓으려 하는가?
어떻게 새만금에 생육하는 생물들의 생태적 지위를 인간이 만든 경제논리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아직까지 자연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물건을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 이는 복잡 미묘한 생태계의 전반적인 이해 없이 그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어설프게 만들려 한다면 오히려 그 부작용만을 가중시킨다는 신의 섭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류는 늘 그 신의 섭리에 도전했고 그 결과는 자연의 인류를 향한 처절한 보복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보복은 자연의 절박한 절규이며 최후통첩임을 이젠 알아야 한다.
해양환경의 인위적 변화는 생태계는 물론 지구 전반에 재앙을 가져오게 된다.
새만금 사업시행에 따른 영향은 일단 갯벌이 매립됨에 따라 그곳에 생육했던 모든 생물들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 해류나 조류가 변화돼 부유물질의 침하․확산, 퇴적물의 집적․이동이 지형적 특성에 따라 나타나면서 곳곳에 해저지형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이같은 급격한 해양환경 변화는 곧 해양생물의 집단폐사 및 개체수 변화, 더 나아가 멸종 등 극단적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시작부터 애물단지였다. 그 시작의 이유가 어떤 것이든 이젠 우리가 풀어야할 큰 과제를 안고 있다. 개발과 환경보존은 서로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어야 한다. 무작정 개발 또는 환경보호만을 주장하는 것은 매우 편협한 사고이다.
따라서 개발과 보존의 상호보완적 기준점을 잡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아래 최소 여섯 가지를 제언한다.
첫째, 전라북도의 환경적 특성을 고려하고 국책사업에 걸 맞는 뚜렷한 사업 목적을 세워야한다. 둘째, 개발과정 중의 모니터링과 개발 후의 철저한 사후관리 방안을 모색해야한다.
셋째, 사업의 무조건적인 진행에 앞서 철저한 현황조사 및 대안제시를 통한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적인 보완 대책을 세워야한다. 넷째, 편익계산을 포괄적 개념으로 도입해 효율적인 예산책정을 해야 한다. 다섯째, 대체습지조성기술 개발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시켜야한다. 여섯째, 사업시행 재개에 앞서서 보다 세부적인 친수공간 확보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