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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생물로 바다환경 황폐화 2013-03-1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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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 2013-06-25
해적생물로 바다환경 황폐화 2013-03-18 11:21

이승호 박사
(한국종합환경연구소 부소장/수석연구원)

【에코저널=서울】바다에 사는 유용한 수산자원의 생육이나 번식을 할 수 없도록 하거나, 유용수산자원을 마구잡이로 잡아먹어 피해를 주는 모든 생물을 '해적생물(海敵生物)'이라고 한다.

해적생물의 종류로는 불가사리와 성게를 들 수 있다. 불가사리와 성게는 우수한 번식력으로 해양에 있는 많은 생물을 잡아먹어, 해양생태계 교란은 물론 어민 소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흔히 불가사리는 안 좋은 생물로 인식하지만, 이와 다르게 성게는 음식으로도 인기가 높은 먹거리여서, "성게가 무슨 해적생물이야?"라고 의아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식가들한테는 별미일 수 있지만, 미역이나 전복 등을 채취해서 살아가는 어민들한테는 반갑지 않은 해적생물이다.

성게는 번식력이 매우 왕성하고, 미역, 다시마, 대황 등 유용 해조류를 마구잡이로 잡아먹기 때문에 너무 왕성하게 번식할 경우 바다 숲을 사라지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해적생물의 증가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바다가 오염되면서 생명력이 강한 불가사리와 성게와 같은 해적생물이 증가하고 있다. 해양생물의 남획으로 불가사리의 천적이 적어지면서 불가사리가 증가한다.

전남지역 여자만은 꼬막이 유명한 곳이다. 2011년도에는 꼬막양식장에 아무르불가사리가 들어와서 400억원의 어민피해를 발생시켰다. 울릉도에서는 아무르불가사리와 성게가 수심 40m 깊이까지 증가하면서 대황, 미역, 감태, 홍합, 고동, 소라, 해삼 등의 해양생물들을 모두 먹어치우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사실 바닷물이 따뜻한 제주도 남부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 연안에 해적생물이 퍼져 있기 때문에 그 양을 생각한다면 정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아무르불가사리 한 마리가 하루 동안 먹어치우는 양은 멍게 4개, 전복 2개, 홍합 10개를 먹어치운다고 알려져 있다. 번식력이 왕성해서 번식기에는 한번에 200만개에서 300만개의 알을 낳을 정도로 번식력과 재생력이 뛰어나 몸이 절단돼도 쉽게 재생된다. 무엇보다도 인류의 해양생물 남획으로 아무르불가사리를 잡아먹는 천적이 없는 상태다.

불가사리는 극피동물로 전 세계에 1800여종 정도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00여종 정도가 분포하고 있다. 우리 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가사리는 별불가사리, 아무르불가사리, 거미불가시리 등이다. 이중에서 아무르불가사리는 최대크기가 30cm 이상으로 자라기도 한다. 형태는 다섯 개의 발이 있는 모양에 몸통색깔은 노랑, 오렌지, 보라색 등으로 변이가 다양하다.

우리 바다에 해를 주는 불가사리는 아무르불가사리다. 본래 아무르불가사리 고향은 캄차카반도나 홋카이도 등 추운지방인데, 바닷물이 따뜻한 제주도 남부를 제외한 전 해역에 분포하고 있다. 어떻게 추운 지방에 사는 아무르불가사리가 유입 됐을까? 선박이 항해를 할 때는 선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선박하단에 바닷물을 집어넣는다. 그 물을 평형수(Ballast water)라고 한다. 캄차카반도나 홋카이도 등의 추운지방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배가 우리 연안에 이 평형수를 버려 외래종인 아무르불가사리가 유입된다.

흔히 아무르불가사리가 있는 곳은 조개 등의 해양생물 씨가 마른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바다의 불가사리 중 아무르불가시라를 제외하면 다른 불가사리들은 바다의 죽은 물고기나 병들어 부패된 바다생물 등을 먹어 치우는 바다 청소부 역할을 하는 고마운 불가사리들이다. 그래서 아무르불가사리 때문에 불가사리 전체가 욕을 먹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전 해역에서 해적생물을 퇴치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해적생물을 퇴치하기 위해 스쿠버다이버가 들어가 잡아 올리기도 하고, 불가사리가 좋아하는 먹이를 넣은 어구를 바다에 넣어 잡기도 한다. 기존에는 불가사리가 잡히면 다시 바다에 버렸는데, 지금은 인식도 개선됐고, 제도적으로도 뒷받침돼 어로작업을 통해 어획된 수산물 중에 혼획된 불가사리를 바다에 버리지 않고, 육지로 가져오게 되면 kg당 500원씩 수매를 해서 불가사리를 버리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불가사리의 산란기는 봄에서 여름시기다. 그래서 지금부터 불가사리 퇴치가 한창이다. 하지만 아무르불가사리는 냉수성이기 때문에 수온이 따뜻해지면 수온이 낮은 곳을 찾아 깊은 바다로 불가사리가 이동하기 때문에 수온이 떨어지는 시기인 가을쯤에 구제작업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있다. 한편에서는 1년 동안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전시적인 행정으로 봄 한때 구제작업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은 실정이다.

구제작업 후 잡아 올린 해적생물은 바다에서는 골칫거리이지만 육상에서는 그나마 대접을 받고 있다. 수거된 불가사리는 폐기하지 않고, 불가사리를 1년간 숙성시켜 액체비료로 만든 후 농가에 보급해 농업생산성 증가에 활용되고 있다. 화학비료가 아닌 천연비료이기 때문에 농작물 건강에도 좋고, 우리 몸에도 좋은 것이다.

불가사리는 몸에 칼슘성분이 매우 높다. 따라서 칼슘보조제 등에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기술이고 있다고 한다.

해적생물 증가는 결국 해양환경을 교란시킨 우리 인류다. 그 피해 또한 우리 인류가 받고 있는 것이다. 언제쯤 이 끝도 없는 악순환고리가 끊어질까?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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