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습지가 줄어드는 이유와 그 대안은?
ㅡ 중앙일보 20181017일짜 기고문, 갯벌연구포럼 발표자료
#한국종합환경연구소 대표/소장
#국립군산대학교 생물학과 겸임교수
#이학박사 이승호
연안습지(coastal wetland)는 해수가 드나드는 곳과 인접해 있는 배후습지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연안습지는 퇴적지형 자체를 말하기도 하지만, 생산성이 높은 습지는 염생식물(halophyte) 군락과 저서무척추동물(benthic invertebrate), 조류(algae)를 포함한 동식물상이 퇴적지형과 어우러진 곳이라 할 수 있다.
염생식물은 생산력이 좋아 해양생물의 먹이원, 저서동물의 서식공간, 해수 및 토양 정화, 담수보호기능, 토양침식 방지, 파랑감쇄, 해수면상승 저감, 탄소감소 등의 역할을 한다. 염생식물은 토성(soil texture) 및 고도(altitude)에 따라 분포가 달라지며, 그 분포역도 염생식물 종에 따라 뚜렷한 대상구조(zonation)를 이루며 생육한다. 따라서 해안에 염생식물이 분포하고 있는 지의 여부가 습지의 건강성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 요소가 된다.
무분별한 매립 등이 연안습지 주요 감소 원인
연안습지는 개발이 용이하다는 지리적 위치와 매립이 용이하다는 조건 때문에 각종 개발에 수없이 노출되어 왔으며, 무분별한 매립으로 인해 연안습지는 점차 감소되었고, 그 곳에 생육하는 염생식물, 저서무척추동물, 조류, 어류 및 치어 등 각종 해양생물과 수산생물들도 점차 감소 혹은 사라져 가고 있다.
연안습지가 사라지면서 연안습지의 높은 생산성도 감소되고 있으며, 연안습지가 감소된 시기에는 단위노력당 어업생산량도 빠르게 줄어들었다. 따라서 수산자원의 감소는 각종 개발로 인한 연안습지 감소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물론 지속되고 있는 어획량 감소는 수산자원 감소도 문제이지만 남획, 혼획, 치어포획, 육상기원 오염물질 증가, 불법어업, 싹쓸이 어업, 과도한 양식으로 인한 퇴적물 오염 등의 요인도 한 몫을 하고 있고, 그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 원인해결과 함께 기르는 어업으로의 전환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연안습지 대신 들어온 인공구조물에는 해양생물 및 수산생물 고유종의 착생은 감소되고, 해파리 폴립(polyp)이 착생됨에 따라 수산물보다 해파리가 더 혼획되고, 이마저도 해파리 쏘임으로 수산물가치가 없어져서 수년째 수산물 생산성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이렇듯 습지 감소는 해양생물과 수산생물종 감소로 이어지고, 우리 삶에도 많은 부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생태계는 단편적으로 끊어진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융합되어 있고, 상호작용하고 있다.
한편, 연안습지의 감소 원인으로는 각종 개발로 인한 습지의 직접면적 감소, 인공시설물 설치(방파제, 대규모매립, 해안도로)에 따른 침퇴적 변화 등의 요인도 크지만, 전 지구적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상승과 파랑증가가 연안침식을 가속화시키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연안침식은 우리나라 동해안과 남해안을 비롯, 전 연안에 파괴적인 침식을 유발시키고 있다. 특히 동해안의 강릉, 정동진, 영동, 주문진, 고성, 울진연안 등을 비롯한 40여 개소에 백사장 연안침식이 심각하며, 몇몇 지역은 해수욕장으로서의 가치가 없어질 정도로 심각한 침식을 나타내고 있다.
통합적관리로 습지 보전방안 모색돼야
이에 해양수산부에서는 2014년부터 연안침식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연안침식관리구역지정제도를 시행하여, 연안침식 지역을 핵심관리구역과 완충관리구역으로 나눠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2015년에 해양수산부는 강원 삼척 맹방해변, 경북 울진 봉평해변, 전남 신안 대광해변 등 3곳을 연안침식관리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하지만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21세기 말에는 태풍 및 파랑발생 빈도가 약 60%정도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향후 연안침식, 월파, 해수재해, 재산피해, 농가피해 등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연안습지관리는 그 동안 문제시 되었던 구역만 설정한 후 지켜보고 단편적 보호에만 치중하는 관점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보존하기 위해서 습지복원을 포함한 통합적관리방안 차원으로의 패러다임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습지 관리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요구는 연안습지의 사용 및 활용자인 국민, 관리주체인 정부 및 지자체 등의 상호 유기적 노력의 토대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습지 관련법을 포괄한 통합적관리로의 습지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습지에 관련된 법만 최소 10여 가지가 넘는다. 습지의 파괴를 막고자 복잡한 법체계가 필요했다면, 앞으로는 습지의 복원과 보호, 보존을 위해서는 의제처리 될 수 있는 여지도 키워야 한다.
그러므로 연안습지관리는 물, 토양, 폐기물 등의 단편적 관리에서 유기적상호작용을 고려한 통합적 관리가 요구되며, 개발과 환경보전의 균형 및 조화, 보호구역지정 및 관리계획 수립시행, 이해당사자 참여 및 이해상충 논의구조 개발, 교육과 홍보 및 시민참여 관리기반 구축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승호 박사
# 한국수산해양교육학회 이사
#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평가위원
# 교육과학기술부 국가기술수준평가 전문위원
# 지식경제부 지식경제기술혁신평가단 평가위원
#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심의위원회 평가위원
# 한국생태학회 위원
# 시흥시 수산조정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