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자동차 활용해 대기오염 줄여야 2012-10-29 10:39
이승호 박사
(한국종합환경연구소 부소장/수석연구원)
【에코저널=서울】서울 도심을 다닐 때, 눈이 따갑거나 목이 아픈 경우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실태가 심각하다고 한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에어로졸'에 의한 대기오염 정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에어로졸(aerosol)'이란 기체 속에 떠 있는 매우 미세한 고체 또는 액체의 입자 혹은 그것이 떠있는 기체를 포함한 전체를 말한다.
에어로졸은 다른 말로 분진, PM10 , 입자상물질 이라고도 불린다. 대기 중의 에어로졸'은 보통 지름 0.001∼100㎛(1mm)의 크기의 입자를 말한다. 에어로졸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지표에서 날아올라간 모래나 먼지, 바닷물의 비말 등의 자연물이 기원인 것과, 공장과 자동차 등의 배출물 등 인공물이 기원인 것이 있다. 우뢰의 방전으로 생기는 것이라든가, 우주진 등 그 종류는 매우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에어로졸 수치는 0.49로 나타났고, 서울은 이보다 더 높은 0.53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일본 교토(0.36)와 비교하면 35%정도, 미국 워싱턴(0.32)과 비교하면 50% 정도 높은 결과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실태가 심각하다는 결과다. 에어로졸은 서울이 가장 높았고, 백령도가 0.40으로 가장 낮았다. 인천과 용인이 0.52로 서울과 비슷하게 나타났고, 광주, 목포, 부산, 군산은 0.47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에어로졸 증가의 원인은 자동차 증가로 인한 영향과 함께, 중국에서 유입되는 황사와 대기오염 물질의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요즘 중국에서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대기오염도가 아주 안 좋아졌다.
대기오염이 심한 베이징은 에어로졸이 0.8로 나타났는데, 상당히 높은 수치다. 특히 봄에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황사가 요즘은 봄이 아닌 겨울에도 발생하고 있다. 겨울동안 중국 북부사막지역이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적으면 겨울부터 황사가 시작되게 된다. 결국 황사와 함께 이 대기오염물질이 같이 날아와 우리나라 전역에 퍼지게 된다.
황사가 나타나면 일반토양에 함유된 중금속 농도가 평상시(비황사시)보다 최고 27배 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오염 물질에는 카드뮴 같은 중금속과 일산화탄소, 암모니아 등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또 석면, 다이옥신, 비소 같은 특정 유해물질이 해당된다.
그렇다보니 이런 유해물질의 영향으로, 호흡기계의 기능장애가 생겨 만성기관지염이나 폐질환을 야기하게 되고, 피부·눈과 같이 외부에 노출된 부위가 공기 중의 오염물질 및 산성비 등에 의해 자극을 받거나 염증을 일어날 수 있으며, 인체의 면역 기능을 약화시킨다.
이러한 영향을 뒷받침에 주듯 2005년 단국대 의대팀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기오염물질인 에어로졸 농도가 공기 ㎥당 70㎍인 서울에서 살면 40㎍인 도쿄보다 수명이 3.3년 짧아진다고 보고한 바 있다. 화분증 등의 알레르기성 질환과의 관련성도 보고되고 있다.
요즘 문제가 되는 아토피성 피부염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진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의 배출 주범이 바로 자동차 배기가스다. 대기오염 유발물질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는 도로 위에서 바로 배출되므로 다른 산업배출시설에 비해 인체나 야생 동식물에 미치는 영향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해 가로수도 중금속으로 오염되고 있다.
얼마 전 안양시의 은행나무 가로수에서 인체에 유해한 납과 카드뮴이 검출되어 은행열매 채취를 금지하고, 열매를 전량 폐기하기로 한 바 있다. 혹시나 도로 주변의 은행나무 열매는 따서 드시지 않는 것이 좋겠다.
대기오염 유발 물질 중 전체 오염물질의 76%가 자동차 운행에서 발생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는 2012년 6월 현재 약 1800만 대로 2.74명 당 1대로 나타났다. 그 중 수도권은 약 800만대로 2000년도에 비교해 두 배 정도 늘어났다.
건강에 치명적인 에어로졸의 대부분은 경유 차량에서 발생되고 있다. RV차량 수요 확대와 휘발유 가격이 상승되면서 경유 차량 수요가 급증했다. 1999년 24만대 정도였던 것이, 2006년에는 85만대 가량으로 증가했다. 노후차량도 증가해 7년 이상의 노후차량은 2006년에 23만대 2009년에 51만대, 2011년에 69만대 정도로 나타났다. 따라서 대기오염을 개선하려면 '노후 경유차'에서 배출되고 있는 매연을 절대적으로 줄여야만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울시내에 있던 버스를 디젤에서 CNG로 변경했고, 2011년 47㎍까지 개선됐다고 한다.
대기오염은 단순히 대기성분 비율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지구온실효과, 산성비, 오존층 파괴, 광화학 산화물 생성 등을 유발시키는 등 다양한 경로로 동식물들에게 악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대기오염은 소리 없이 인류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대기오염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은 아직도 어떠한 대기오염물질의 영향으로 자연생태계가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인체와 야생 동식물에게 악영향을 주는지의 정도 파악이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그리고 체계적인 조사가 어려운 점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대기오염이 생태계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대기오염을 저감하기 위해 생활 속에서도 노력할 부분이 있다. 자동차 사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대기는 조금씩이나마 맑아지게 된다. 정부는 인구의 도심 집중을 저감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친환경자동차 활용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 확대 그리고 대중교통 활성화 대책 등이 어우러져야 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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