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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문명과 비물질문명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이승호책임연구원
  • Name : 이승호
  • Hits : 3321
  • 작성일 : 2007-04-16

물질문명과 비물질문명

이승호 책임연구원
(한국종합환경연구소)

물질문명이 너무 빨리 바뀌고 있다. 많은 물질을 사용하고도 한번 제대로 물질을 느껴볼 없이 물질문명은 너무 삭막하고, 빠르게 지나간다.

물질문명 자체는 팽창했지만 물질을 관리하는 능력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듯하다. 물질문명이 너무 빨라서인지 아니면 우리가 물질을 돌아볼 시간이 없는 것인지 구별이 안간다. 아마도 물질문명도 빠르고 우리가 물질을 돌아볼 시간도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수많은 물질문명을 관리하는 아니, 수용하는 능력기준은 물질을 잘 활용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물질을 적절히(적합한곳에 혹은 남용하지 않게) 활용하고 재순환시켜야 한다는 제도적 혹은 의식적인 부분이 포함된 광의(廣義)적 의미도 내포한다. 물질을 단지 활용한다는 것은 협의(狹義)의 표현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오그번(William Fielding Ogburne, 1886.6.29~1959.4.27)은 문화지체현상(文化遲滯, cultural lag)에 대해 말했다. 오그번은 물질적인 것과 비물질적인 것을 포함한 문화는 물질적인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비물질적인 부분인 정치, 경제, 윤리 등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제도나 가치관의 변화속도가 늦어지면서 심각한 사회 부조화현상이 야기된다고 봤다.

지금의 사회현상을 보더라도 그가 한말은 적절히 이해가 되며 그대로 적용된다. 현재 물질은 넘쳐나고 있지만 활용할 줄을 몰라 에너지낭비, 교통체증, 환경윤리부재, 환경호르몬, 기후변화, 유해물질오염 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그야말로 환경오염은 인류역사상 최절정을 달리고 있고 그 절정은 계속 높아만 갈 것이다. 그래서 환경오염에 대한 걱정 또한 정말 심각한 실정이라 하겠다. 하지만 막연한 걱정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문화 지체현상을 최소화 하려면 물질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혹자는 "말은 쉽지!"라고 필자를 나무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물질문제는 쌓이고 싸여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질남용은 환경윤리 부재로부터 시작된다. 인류 한사람 한사람의 환경윤리의 부재로부터 모든 환경문제가 시작 된다는 점을 필자는 이해시키고자 한다.

환경윤리는 자연의 큰 테두리 안에 있는 인간의 역할을 이해하고 그 사이에 성립하는 도덕적 관계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갖으며 이러한 관계를 규율하는 윤리적 원리, 원칙들은 모든 자연환경과 그 속에 거주하는 모든 동식물들에 대한 인간의 의무와 책임을 규정해 준다. 환경윤리란 내 스스로에 갖는 자연에 대한 작은 최소한의 예의다.

환경윤리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물질문명 폐해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듯 환경윤리 또한 어려서부터 인류에게 친숙하게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 세대 두 세대가 지나고 환경윤리가 당연시 될 때 인류의 물질문명 남용은 줄어들 것이며 환경오염도 감소될 것이다. 물질문명과 비물질문명의 조화는 환경윤리 인식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거듭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