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국종합환경연구소

오탁방지막 관리 '허술'

해안별 공사특성따라 설치기준 마련해야

이승호 책임연구원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오탁방지막 (Silt Protector)은 방파제 축조, 매립, 항만구조물 건설 등 각종 해양공사와 준설·매립시 하천공사에도 사용된다. 해양공사시 발생되는 부유토사나 폐수 등의 확산방지가 주요 기능이다.

오탁방지막은 부유토사를 차단함으로써 각종 공사로 인한 해양생태계 영향을 최소화시킨다. 예를 들어 식물플랑크톤의 광합성 저해, 동물플랑크톤의 먹이원 감소, 물고기 알 및 치어의 발육 저해, 부화율 저하, 저서생물 생육교란 방지 등 해양생물을 비롯한 수산 양식장의 패. 조류 폐사방지, 저층의 분해활동으로 인한 산소 고갈방지 등이다.

오탁방지막 설치·관리는 공사 진행과정에서 주변 수생태계 보호를 위한 공사관계자의 마지막 환경윤리며 수생태계 보존에 대한 최후의 보루다. 하지만 해양공사 초기에만 오탁방지막을 가시적으로 설치만 할 뿐 대체적으로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고 있다.



필자가 전국 해양공사 현장을 다니며 오탁방지막을 확인한 바에 의하면 해양공사현장 중 70% 이상이 고정장치가 풀려 엉켜있거나 해류이동에 찢겨져고, 부착생물의 무게로 가라앉아 바다 쓰레기로 전락했다.

특히 여름에는 태풍등 해양환경 변화가 빈번해 오탁방지막 훼손이 더욱 심하다. 여름은 해양생물이 대부분 산란하는 시기로 매우 중요하다. 오탁방지막의 훼손은 유용수산자원의 생육은 물론 종다양성을 감소시키고, 해양생태계를 교란시켜 생물마저 살지 못하는 죽음의 바다로 만들 수 있다.

복잡하고 변화가 심한 해양조건에서 오탁방지막을 설치하고 유지관리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오탁방지막을 전문적으로 유지보수, 설치하는 곳이 필요하다.

또한 오탁방지막의 체계적 관리와 이를 뒷받침 할 제도적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동·서·남해는 각기 다른 특성과 환경을 갖고 있으므로 그에 맞는 오탁방지막 설치기준이 필요하다. 조위, 물결, 유속, 유향, 기후특성, 공사특성 등을 고려한 다양한 기준이 요구된다.

오탁방지막의 설치기준이 없으면 단지 형식적인 설치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제도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유지, 보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리 만무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