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은 생활패턴도 변화시킨다 2006-05-06 00:41
이승호 책임연구원
(한국종합환경연구소)
나들이하기에 참 좋은 날씨다. 도심에 찌든 까만 폐에 조금이나마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기에도 나들이는 좋은 방법이다.
자전거 하이킹도 재미있는 나들이 방법 중 하나다. 필자가 대학생 때 만해도 친구들끼리 모여 자전거 하이킹을 가면 도중에 다른 자전거 하이킹족들을 만나곤 했다. 그때는 다른 개인이동 수단도 없었거니와 자전거 하이킹은 나름대로 낭만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였다. 심지어 제주도의 푸른 바다를 가슴 가득 느끼려고 몇몇이 모여 한여름 제주도를 자전거로 누빈 적도 있다. 한여름 폭염으로 힘들었지만 참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된다.
요즘 학생들은 무엇으로 추억거리를 상기시킬까? 학생들에게 자전거 하이킹을 권유하면 바쁜 시기에 무슨 나들이와 자전거하이킹이냐고 오히려 되물을지도 모른다. 분명 시대는 흘렀고 환경도 많이 바뀌었다.
자동차 등록현황은 해마다 증가해 1,062만557대(건설교통부, 2005)로 나타났고 대기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는 대기오염을 심화시키고 서울 대기오염중 85%이상이 자동차에서 기원한 물질이다.
자동차 위주의 교통정책은 차도확보를 위해 인도를 줄이고 있다. 산책로에는 자전거도로가 확보돼 있으나 출퇴근길에는 자전거도로가 없는 곳이 많아 목숨을 담보로 걸어야 한다.
황사로 인해 대기상황도 좋지 않다. 작은 황사 먼지(2.5μm이하)는 마스크를 통과해 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황사의 주성분은 흙을 구성하는 규소나 철, 칼륨 등이다. 몇일전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황사의 중금속농도를 분석결과, 철(Fe), 망간(Mn) 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상시보다 9배∼12배 높게 나타났고 최근 몇년간 발생한 최고농도보다도 4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산업화로 인한 환경변화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오존층의 파괴로 자외선량이 증가해 피부암 유발 증대가 걱정이다. 자외선이 1% 증가하면 피부암은 4-6%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오존주의보도 때때로 발령된다. 오존경보제는 대기중에 오존의 시간당 농도가 0.12ppm 이상일 때 내려지는 주의보다. 오존농도가 증가되면 눈이나 호흡기에 자극을줘 기침이 나고 눈이 따끔거리거나 심할 경우 폐기능 저하를 가져오는 등 인체에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농작물의 수확량 감소를 가져오는 유독한 물질이 된다.
이렇듯 우리 환경은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고 생활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환경이 좋아지면 여유와 낭만이 증가하고 환경이 나빠지면 인간의 활동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환경훼손으로 인해 인류에 오는 부메랑은 너무도 크며 회복 불가능이다. 언제쯤 나들이 할 때 각종 환경문제로 신경을 쓰지 않을 날이 올 것인가. 참으로 답답하기만 하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