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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는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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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 2006-08-09

열대야는 지속된다 2006-08-07 08:58

이승호 책임연구원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산업화와 도시화가 인류에게 편익을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로 인한 자연훼손은 생태계의 균형을 갈기갈기 찢어 놓았다.

산업화 및 도시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류의 행복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러한 행복이 얼마나 될까? 당장이야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편할 수도 있겠지만 각종 환경훼손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인류와 우리들의 후손들이 감내해야 할 것이다.

환경훼손은 우리 모두의 빚이다. 누군가는 해결해야 한다. 당장이 아니면 나중이라도 말이다. 이 빚을 치유하지 않고 계속 넘기고 넘긴다면 결국 인류는 파멸될 것이다.

환경훼손으로 인한 인류 영향은 기후변화, 수질오염, 토양오염, 대기오염, 빛오염 등 헤아릴 수 없으며 인류존속 자체를 위협하는 환경호르몬 또한 심각한 실정이다. 환경호르몬은 산업발전의 부산물이며 인류에게 치명적이다. 인류는 과학발전과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그 기쁨을 누리기 전에 환경폐해가 올 것을 못 느끼고 있다. 결국 우린 불행한 삶을 살아가고자 본의 아니게 너무나 노력하고 있다는데 큰 문제가 있다.

기온변화를 하나의 예로 들 수 있다. 현재 우리는 대단한 무더위를 겪고 있다. 8월 5일에 전국의 최고기온은 서울 32.0도, 수원 35.1도, 홍천 34.0도, 원주 35.6도, 영월 34.6도, 추풍령 33.5도, 남원 34.5도, 순천 34.5도, 상주 34.1도, 의성 35.7도, 구미 34.2도, 영천 35.2도, 대구 35.3도, 합천 34.2도, 산청 34.2도, 진주 35.1도 등을 기록했다(기상청 자료). 열대야 기간도 훨씬 증가하고 있다. 기상청은 장마가 끝난 뒤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지난달부터 5일 현재까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열대야현상(熱帶夜現象, tropical night)은 한여름 밤 동안의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무더운 현상을 말한다. 열대야현상의 주로 도심에서 나타난다. 도심에는 낮 동안 내리쬐는 태양열을 완충 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도심하천은 복개율이 높고, 산림은 면적은 협소하며 높은 빌딩들은 바람 길을 고려하지 않고 배치돼 대류순환 장애를 초래했다. 또 대부분의 건축물들은 콘크리트와 시멘트 등의 석조면으로 구성돼 태양광이 통과하지 못한다. 태양열의 방사로 인공구조물들은 많은 열을 비축하게 되지만 식물과 토양, 하천 등은 열을 식혀 대기 온도를 완충해 주기 때문이다. 보통 도심의 온도는 농촌지역보다 약 0.5∼1.5℃정도 높게 상승한다.

이와 함께 전국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1,216 만대를 넘어섰다. 서울시는 245만대로 전국의 20.2%를 차지한다.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대수는 1990년 78.9 대에서 1999년 238.2 대로 약 300%가 증가했는데 이중 승용차 보유대수는 1990년 44.4대에서 1999 년 161.5대로 약 363%가 증가해 전체 자동차 보유대수의 증가폭보다 크다. 2010년에는 차량 보유대수가 2천만대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의 증가는 대기오염과 온실효과(溫室效果, greenhouse effect)를 유발시킨다. 결국 우리 환경은 환경파괴 요인들이 또 복합적 상호작용을 하며 기온은 상승될 것이고 사막화 (沙漠化, desertification)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우리가 일으킨 환경파괴는 결국 우리스스로의 생존에 위협을 주는 것이다.

자연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자연으로 치유해야 된다. 물론 인류가 조금이나마 자연에 도움을 줘야 하지만 100% 환경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다시금 환경파괴는 배가되고 인류는 수렁으로 더욱더 빠져들고 말 것이다.

인류는 현재까지 자연의 능력을 대신할 물건을 완벽하게 만든 일이 없다. 수많은 시도와 노력에도 자연의 능력을 대신할 물건을 만들지 못한 이유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말라는 강한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개발을 한다면 최소한의 환경에 대한 예의는 갖춰야 한다. 인공구조물을 최소화시키고, 어쩔수 없이 인공구조물을 만들어야 한다면 구조물이 들어선 만큼은 아니지만 작은 공간이라도 biotop을 조성하고 도심의 벽면과 옥상은 녹화를 시키고 주차장은 투수성 매트를 설치하면 좋다. 하천은 복개가 아니라 개방을 시키고 완전 개방이 어렵다면 산소가 투과할 수 있는 구조로 설치한다. 대중교통시스템을 편리하게 만들며 자전거를 활용하면 건강과 도심 대기오염을 저감시킬 수 있다.

인공구조물들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날이면 너무 늦을지 모른다. 그 전에 자연이 그나마 살아 있을 때 보호하고 보존하자. 그것이 자연이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