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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대한 생각 -신문사 기고자료
  • Name : 이승호
  • Hits : 1908
  • 작성일 : 2006-08-26

<전문가기고>자연에 대한 생각 2006-08-09 16:30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이승호 책임연구원

자연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물질적 가치만으로 산정할 수 없는 중요한 자원이다. 자연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치보다 몸으로 느끼고 감화되는 가치가 더욱 크며 수많은 야생동식물의 생육공간이다.
이런 소중한 자연을 우린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리가 언제든지 그 자리에 갖다 놓을 수 있고 키울 수 있고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조형물쯤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현대사회는 자연의 테두리에서 벋어나 또 다른 신기원(新紀元)을 만들 듯 자연이 있던 자리에 수많은 인공조형물들로 채웠나갔다. 숨 쉬는 땅은 콘크리트, 시멘트, 아스팔트로 뒤덮고 빗물을 머금을 수 있는 공간을 없애고 강우시 물난리가 나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게 했다. 외국에서는 우수와 하수를 분리해 관리하고 우수를 저장하는 저장고를 만들어 우수를 재활용하며 인공구조물로 인한 수분수지 부조화를 적절하게 조절하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시킨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개발목적을 잃은 수많은 국책사업들은 지금까지 들인 돈이 아까워서 끝까지 밀어 붙이는 형국이며 갯벌을 메운 곳에 동양최대의 골프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늘어놓고 있다.
갯벌을 막아놓고 골프장을 건설하는 나라가 어디 있단 말인가?
새만금 갯벌에 세계 최대 규모인 540홀의 골프촌을 건설하는 야심찬(?) 구상은 전라북도의 새만금 발전계획 중 일부로 동진 수역의 2천만평 중 800만평을 거대한 골프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정규홀(18홀) 30개에 달하는 540홀 골프장 규모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중국 광둥성 선전의 ‘미션힐 골프장(180홀)’보다 무려 3배가 크다고 한다.
새만금 지역을 비롯한 인근 갯벌에는 어류 230종, 게류 193종, 새우 74종, 조개 58종 및 수십만 종의 해양생물이 생육하고 지금도 미발표된 종이 알려지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해양생물의 생육지와 갯벌을 죽이고 이곳에 골프장을 세운다는 계획은 누구의 머리속에서 나온 것인지 참으로 안타깝다.
자연은 인간의 부속품인가? 자연은 살아있는 생명체이며 상호유기적 관계를 맺는 구성원이다. 극단적인 환경변화는 생물의 멸종을 가져올 뿐이며 그 피해는 그대로 인류에게 다시 다가올 뿐이다.
새만금 사업이 어쩔 수 없게 진행돼야만 한다면 좀 더 자연친화적일 수는 없을까? 필자의 ‘자연친화적’이란 단어에 대해 분명 반감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자연친화적이란 표현은 인간의 편익과 이익으로 훼손된 자연에 대해 호의를 베풀 듯 좁다란 면적에 나무 몇 그루를 심으며 자연친화적임을 각인시키는 오류를 범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자연훼손을 우려하는 시민단체나 언론, 학계가 우려를 부르짖으면 개발당사자는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개발행위를 용서받으려고 했다. 이렇듯 ‘복원’이라는 단어는 면죄부로 인식되고 있으며 현대사회는 수없이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을 농락(籠絡)하고 그저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졌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보전과 보호만을 할 수는 없다. 불가피하게 훼손을 하게 된다면 대체 서식공간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어떤 일이고 보상적 관점 없이 이기적으로 접근했을 때는 오히려 큰 고통을 당하고 만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이니 자연을 상대로 인간위주 공간 조성을 한다면 당연히 자연과의 협상 여지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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