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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무엇이 문제인가? -에코저널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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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 2006-01-14


'산불' 무엇이 문제인가? 2006-01-14 03:02


이승호 책임연구원
(한국종합환경연구소)

강원도는 최근 지속가능한 산림자원관리 총 17개 사업에 58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녹색강원의 가치제고와 도민의 삶의 질을 최고로 향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큰 피해를 입은 양양 산불피해지는 연차별('06∼'08)복구계획에 따라 경관림조성 및 주민소득과 직결되는 송이산 복원, 산채생산림 조성에 중점을 두고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모양새지만 일부러 산불 피해를 가중시킨 것은 아니므로 크게 할말은 없다. 그나마 남은 산야를 보며 감사해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형산불을 진화하면서 대처능력은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인재로 인한 산불은 다시금 인재로 대형화된 것이다.

주 5일 근무제가 본격시행 됨에 따라 관광객은 늘어나고 산불피해에 노출되는 비율도 커져만 가고 있다. 지속적인 산불예방 홍보와 산불감시, 효율적 진화체제 구축, 진화장비 보완, 방화림 식재 등을 통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이미 산불로 파괴된 토양과 식생, 타죽은 수많은 야생동물은 580억원이 아니라 580조원을 쏟아 부어도 본래의 생태계 모습을 찾을 수는 없다.

사실 그런 돈이 지원된다면 인위적으로 인간입맛에 맞는 공간을 재창출하고 '복원'이라는 간판을 내걸지 모른다. 환경보호는 파괴되기 전 예방이 최고이다. 그리고 파괴된 생태계는 자연이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무언가 더 만지면 만질수록 인류의 조형물로 전락하고 만다.

우리나라는 산불이 일어나면 산화지의 나무를 베어내는 것이 일반적인 대처방법이다. 산화지의 벌채작업은 토양을 교란시키고 씨앗의 성장을 방해하게 된다. 또, 강우시 토양과 영양소 유실량을 증대시키게 된다. 타다 남은 식물은 유기탄소가 많이 포함돼있어 생태계의 분해자인 미생물 활성을 동화 물질순환의 균형을 잡아준다. 미생물 영양분 보유능력은 식물인 속성수 보다 훨씬 많으므로 천이과정에 필요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인위적 산화지 벌채로 인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자연회복을 저지시키는 방향으로 산화지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외국은 산화지역에서 나무를 벌채하는 일은 하지 않으며 나무식재 또한 매우 신중하게 진행하고, 산사태가 우려되는 곳을 제외하고는 최대한 자연회복을 유도하고 있다.

시민들과 언론도 문제를 부추긴다. 일단 산화지 나무를 베고 새로운 나무를 식재해야 뭔가 복원(?)을 진행하고 있다는 착각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압박은 관계기관의 대처와 함께 상승작용을 나타내 간판만 복원지가 되고 만다.

인재로 인한 산불과 인재로 인한 대형산불 유도, 그리고 인재로 인한 생태계 파괴고리 ! 언제쯤 이 고리는 끊어진단 말인가 ?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산화지 복원 기법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복원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일단 눈가림에만 급급하지 말고 초본, 관몬, 아교목, 교목의 층인구별 식재와 주변경관과의 연계성을 고려하고 야생동식물 분포에 입각한 식재, 토양기능 회복연구 등의 연구를 진행시키면서 차후 복원 노력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산림의 보호 및 유지 관리는 목재생산을 비롯한 재래적 기능에서 이산화탄소 흡수 및 저장, 생물 종 다양성 유지 등의 각종 생태적 기능유지를 위한 장기적 안목에서 바라보며 산림자체를 이해해고 복원해야 한다.

건강한 산림 유지·관리야 말로 인류에게 사회·문화적, 경제적, 생물학적, 생태적, 기후적, 정신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리라 확신한다. 숲에는 '우리의 희망과 미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