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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위해 무얼 준비하고 있나? -환경시사일보기고문
  • Name : 이승호
  • Hits : 2170
  • 작성일 : 2006-02-06


<기고> 자연을 위해 무얼 준비하고 있나?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이승호 책임연구원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성큼 다가 왔다. 벌써 4일이 입춘이다. 계절은 인간의 간섭과 상관없이 어김없이 찾아오고 땅에서는 새 생명을 잉태시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계절의 특색이 사라지고 봄과 가을이 짧아져 계절을 느끼기도 전에 다음 계절이 오기 때문에 사람들은 지나간 계절을 더욱 아쉬워하지만 이미 우리 스스로가 멀리 떠나보내고 있는 것이니 계절을 아쉬워할 자격도 없는 듯 하다.
흙은 겨우내 생명의 씨앗을 품으며 인고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우리 인류는 자연을 위해 무엇을 준비했을까?
다시금 무언가를 깎고 부수고 만드는 구상만을 하지는 않았는지? 겨우내 봄을 준비한 생명들을 중장비로 누르고 삽으로 파고 콘크리트로 짓누르는 고민만을 하지는 않았는지?

◀일본 동경 시내

새 생명이 자라나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는 흙이 없으니 생명이 땅에서 나는 새싹도 전혀 볼 수 없을 것이다. 차가운 텔레비전과 컴퓨터에서 나오는 새싹만을 화면으로 보니 생명의 중요성이 이심전심으로 느껴지겠는가?
그나마 요즘은 에코톱(ecotop)이라 해 도심에 나무가 자랄 수 있는 공간을 설치하고는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인류의 조형물로 전락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가까운 일본에는 식물을 정말 많이 식재해 놓았다(사진 1). 작은 여유 공간에는 어김없이 식물이 모두 자리 잡고 있다. 도로와 인도의 차단막도 식물이 하고 있다. 안전도 확보하고 식물서식공간도 만들어 주고 얼마나 합리적인 공간 활용인가?

◀일본 동경의 가로수 식재 현황

또한 나무의 식재공간을 늘리고 사람의 편의를 위해 복개를 한곳은 나무서식 공간 면적(사진 2)을 늘려 충분한 영양분을 식물이 흡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주차장은 식물을 식재할 토양 유지를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차라인은 아주 작은 반사판을 설치해 위치확인을 시키고 주차공간은 팩을 박아 주차도 할 수 있고 식물 서식공간을 보호하는 시설물들이 많이 돼있다. 도심아파트 단지, 보행길, 주차장 등에는 투수성 유도 시설이 설치돼 있다. 이러한 시설물로 인해 모인 우수를 하수와 구분해 재활용하는 지혜를 일본은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과 비교하면 참으로 답답하기만 하다. 선진국의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누를 반복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선진국의 사례를 그냥 받아들이자는 것은 아니다. 사례를 검토하고 우리나라 현실에 적용 가능한지를 검토해 우리기술로 토착화 시켜야 할 것이다. 이러한 준비들이 겨울을 지낸 생명들에게 봄을 지켜줄 수 있고 인류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