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 함초를 먹으면 숙변이 나온다
가을철 우리나라의 서해안이나 남해안 일대 염전, 개펄 주위를 다니다 보면 온통 빨갛게 물감을 들여놓은 듯 함초, 나문재, 칠면초와 같은 염생식물로 덮여 가을산에서 느낄수 없는 장려하고도 이국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이 중 함초는 1년생 식물로서 마디마다 튀어나오고 퉁퉁하다고 하여 우리나라말로 "퉁퉁마디"라고 부른다. 중국의 옛 의학책인 <신농초본경>에는 맛이 몹시 짜다고 하여 함초(鹹草), 염초(鹽草)라고 하였고, 또 희귀하고 신령스러운 풀로 여겨 신초(神草)라고도 적혀있다. 일본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정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부드러운 어린줄기를 샐러드로 이용하고 있는 고급식품이기도 하다 함초의 효능은 3천년 전인 중국 주(周)나라 때 일본인들이 함초를 공물로 바쳤더니 임금이 이를 천하가 태평하게 될 징조라 하여 함초를 조상의 사당에 바치고 큰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주례(周禮)>에 나온다고 한다. 일본의 의성(醫聖)이라고 부르는 <대화본초(大和本草)>에는 함초가 불로장수하게 하는 귀한 풀이라고 적혀 있으며 염초(鹽草), 복초(福草), 삼지(三枝) 등의 이름이 적혀 있다.
함초는 육상식물이면서도 그 뿌리는 바다로 향하고 있으며, 함초의 몸속에는 건조물 100g당 Na이 1,000mg, Ca이 237mg, K이 650mg 등 무기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바다에서 자라는 어떤 식물도 함초 처럼 소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없다. 함초는 그 이름대로 맛이 몹시 짜다, 짜되 여느 소금 처럼 쓴맛이 나면서 짠 것이 아니라 단맛이 나면서 짜다. 또 짠 것을 먹으면 대게 목이 마르지만, 함초에 들어 있는 소금은 많이 먹어도 갈증이 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함초를 먹으면 대개 숙변이 나온다. 숙변은 온갖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서 거의 대부분이 중성지방질이다. 숙변은 음식이 소화되다만 찌꺼기가 장벽에 달라붙어 썩은 것으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지니고 있다. 숙변은 계속 썩으면서 독이 생기고 이 독은 장벽을 통해서 혈액 속으로 흡수되어 피를 더럽히며 또한 다른 영양분의 흡수를 방해하기도 한다.
민간에서는 봄철 몸이 나른하고 밥맛이 없을 때 함초 나물을 먹으면 눈이 밝아지고 밥맛이 좋아지며 힘이 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또 황해도 지방에서는 함초를 소화불량, 위장병, 간염, 신장병 등에 약으로 썼다고 한다.
함초는 숙변제거 뿐만 아니라 측농증, 신장염, 관절염, 비만증, 치질, 당노병, 기관지 천식, 기관지염 등에 두루 뛰어난 효과가 있다. 함초가 장을 깨끗하게하고 혈액을 맑게 하여 인체가 본래 지니고 있는 자연 치유력을 높여 스스로 질병을 치료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여태까지 함초는 소금 생산에 방해가 되므로 염전 주인들이 몹시 귀찮게 여기는 식물이다. 하지만 최근에 이와같은 효능이 알려지면서 함초를 이용한 식당이 생길 정도이다. 또한 일부 한의약에서도 사용하고 있는데 피로회복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함초는 우리나라에서는 흔해서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몹시 귀하게 여기는 풀이다.
우리나라 서해안은 개펄이 넓고 유기질이 풍부하여 함초가 자라기에 알맞다 간척사업 등으로 개펄을 메우지 말고 함초를 재배하면 세계적인 식품 및 약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등록일 2005.10.27 15:31:00
출처: 해양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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