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지구} 갯녹음 어장의 실태과 복원방안
윤장택 박사 / 남해수산연구소 자원조성팀
윤장택 박사
갯녹음 어장의 실태
해양연안역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생물군집에 의해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풍부한 암초연안역은 다시마류와 모자반류가 생장하고 있고, 대형 해조가 번무하여 해중림(海中林)이라 부르는 조장(藻場)이 존재하고 있다. 조장은 해양생물에 있어 먹이의 장소이고 산란장이며, 또 자치어(仔稚魚)의 생육장으로 대단히 중요한 장소이다.
갯녹음 현상은 미역, 감태, 모자반 등 직립형 대형 해조류가 소멸하고 암반 표면에 산호조류가 피복되어 암반이 분홍색이나 흰색으로 보이는 현상으로 '백화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에는 해조류의 소멸과 더불어 산업적으로 유용한 동물이 소멸 또는 감소하는 결과까지 포함하여 정의하고 있다.
갯녹음의 원인
갯녹음 현상은 해역에 따라서 다르고, 서식생물상 또는 어장관리 방법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며, 어느 특정한 한가지 요인에 의해 일으킨다고 말할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갯녹음 원인은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
제주해역의 갯녹음 현상 모습(조간대와 조하대).
● 수온상승설 : 쿠로시오 난류 및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수온상승에 따른 해조류 생리적 장애
● 식해설 : 조식동물의 과잉섭식에 의해 해조군락 쇠퇴
● 시화설 : 엘리뇨 등에 따른 대시화(大時化)가 해조군락 유출
● 박리설(剝離說) : 무절산호조류의 표피세포는 쉽게 박리, 다른 해조의 착생을 억제
● 철이온 부족설 : 유지로부터 담수유입의 감소로 대형 갈조류의 생장에 필요한 철이온 부족
● 육상생태계와의 차단설 : 해안가 도로 또는 방파제 건설로 육상생태계 차단에 의한 해조류 생장에
필요한 영양염, 미네랄 등이 결핍
● 빈영양설(영양염결핍설) : 쿠로시오 영향을 받는 해역은 투명도가 높고, 고수온과 더불어
영양염(질소, 인, 철분 등)이 결핍
● 기상이변설 : 추운 여름과 겨울철 온난화의 영향
● 기타 : 생활하수 또는 산업폐수 등의 유입으로 인한 수질오염, 담수유입설 등
갯녹음의 진행과정
갯녹음 어장은 바다의 사막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아무 것도 서식하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는 석회조류인 무절산호조류가 확산되고, 조식성 동물인 성게가 고밀도로 서식하고 있다. 또,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부착규조류와 박테리아 등도 서식하고 있다. 갯녹음 현상은 아래와 같은 3단계로 진행된다
제1기
우뭇가사리, 대황, 모자반 등 해조류의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고, 그로 인하여 전복, 소라 등의
어획도 감소한다. 그러나 조간대의 해조류는 변화가 없다.
제2기
유용해조류는 거의 전멸하고, 해저의 암석은 산호말과 식물로 피복되어 자흑색으로 보인다.
전복, 소라 등은 물론 어류의 생산량도 감소한다.
제3기
해저의 암석은 백색 또는 황백색으로 변하고 어패류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조간대 하부에서 점차 중부로, 조하대 수심 10m 이상 깊이까지 확산된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회복은 제 2기, 제1기로 역순환하여 원상태로 되어간다.
갯녹음 어장의 원인생물
갯녹음 어장에는 대형 갈조류인 감태와 모자반 등이 사라지고 홍조류인 산호말류 해조류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갯녹음 발생 초기에는 참산호말 등 유절산호말이 착생하고 있다가, 나중에는 무절산호말이 밀생하여 홍색 또는 백색으로 페인트칠을 한 것처럼 보인다.
갯녹음 현상에 의한 어업피해
대형 해조류인 다시마, 모자반류, 감태 등 해조자원이 감소하여 어업인 소득감소와 직결되고, 해조류를 먹이로 하는 전복, 성게, 소라 등의 조식성 패류와 자리돔, 쥐돔, 독가시치 등 조식성 어류의 먹이 부족 및 서식공간 상실로 어류자원에 악영향을 미친다.
갯녹음에 의한 해중림 소멸은 어류의 산란장, 유치어 육성장, 생태계의 파괴로 이어져 수산자원 전체에 영향을 미침으로서 해양생태계가 파괴된다.
인공어초로 조성한 감태군락
우리나라의 갯녹음 실태
우리나라의 갯녹음 실태는 1998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하였으며, 대상해역은 제주와 동해안에서 실시하였다. 당시의 갯녹음 현상은 수심 2〜5m에서 주로 발생하였으며, 이 해역은 저서동물이 가장 많이 서식하고 나잠업이 성행하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현상은 점차 확산되어 2003년도에는 수심 10m 조하대까지 확산되어 마을어장의 23%이상 차지하고 있다.
최근 어업인들로부터 경상남도의 욕지도를 중심으로 한 도서지방, 전라남도의 거문도, 흑산도 등에서 갯녹음이 발생하여 어장이 황폐화되고 있다고 듣고 있다. 경상남도와 전라남도에 대한 갯녹음 실태조사는 아직 이루지지 못하고 있으며, 조속한 시일내에 이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해양생태계 복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갯녹음 발생 현황 (2003년도 현재)
지역 마을어장 면적(ha) 갯녹음 면적(ha) 비율(%)
강원 11,216 776 6.9
경북(울산포함) 6,663 2,110 31.7
제주 14,799 4,636.3 31.4
합계 32,678 7,522.3 23.0
갯녹음어장의 복원방안
해중림(海中林, submarine forest)은 일반적으로 해조류가 번무하는 저조선으로부터 수심 20m 정도까지의 깊이에서 대형 해조류가 숲처럼 밀생하는 곳을 말하며, 조장(藻場)이라고도 한다.
해중림은 갯녹음 해소대책으로서 조성이 필요하며, 대규모 해중림은 인산화탄소 흡수나 해양생태계를 조절하고, 어족자원의 보호/증대의 기초가 되며, 효율적인 어초효과, 어장조성 및 생태계유지 효과를 가져와 안정된 자원을 공급해 준다.
해중림의 종류
해중림은 해조류의 종류에 따라 다시마장, 대황장, 감태장, 모자반장, 잘피장으로 부른다.
● 다시마장(Kelp forest) : 강릉 이북의 한류의 영향을 받는 해역
● 대황장(Eisenia), 감태장(Ecklonia) :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받는 지역
● 모자반장(Sargassum bush) : 제주해역 등 대마 난류지역
● 잘피장(Zostera grassland) : 서해와 남해의 내만 사니질 해역, 바다의 초원
해중림 조성기술
● 종묘 투입법 : 모자반류, 감태, 곰피, 다시마 등 대형갈조류의 종묘를 구라론사 또는 암석과
시멘트블럭에 채묘하여 유엽체로 생장시킨 후 갯녹음 어장에 이식하여 조성
● 모조 투입법 : 성숙된 해조류를 수중의 암초에 고정시켜 포자방출을 유도(포자망)
● 연안용 어초 및 해조초의 제작 및 투입 : 해조류 포자방출 시기에 어초를 투하하여 착생을 유도
● 해조류 부착면적 확대 : 투석, 콘크리트블럭 제작, 갯닦기, 암면폭파 등
해양생태계 복원대책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갯녹음 어장의 생태계 복원을 위하여 다양한 해중림 조성방법을 개발하여 왔다. 갯녹음 현상은 해역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며, 해역특성에 맞는 갯녹음 복원방안이 강구되어야 하겠다.
갯녹음 복원대책은 갯녹음 확산방지를 위한 대책본부를 설치하여 체계적인 복원방법을 개발하여야 하며, 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한 해중림 조성기술을 개발하고, 수협을 중심으로 어업인이 갯녹음 복원사업에 직접 참여토록 하는 것이다.
특히 강조되는 사항은 전 국민이 갯녹음 현상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바다의 수산자원을 증강시키기 위해서는 갯녹음 어장이 하루빨리 복원되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방책임을 천명하는 것이다. ◈
등록일 2005.07.18 15: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