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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토취장 산림훼손 ‘심각’
  • Name : 이승호
  • Hits : 1765
  • 작성일 : 2005-04-30

환경영향평가 없이 일방적 공사 강행
소중한 생태보고 여지없이 파괴.훼손

국방부가 동해선 사업 지역인 민통선내 토석채취장을 조성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산림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환경영향평가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환경을 파괴하는 공사가 강행됐다.


CIQ 공사현장
공사과정의 무리한 발파로 인근 계곡부의 수달서식처도 사라졌다. 여기에 남북관광교류단지까지 들어오게 되면 자연생태계는 회복 불가능한 환경압력을 받게 된다.(현내면 사천리)

지난 28일 녹색연합에 따르면 군부대는 토석을 마련하기 위해 비무장지대 바로 아래의 생태 보고를 마구잡이로 파헤친 공사를 강행했다. 군부대 토취장 공사를 위해 백두대간 생태축과 동해안 해양축이 만나는 중요한 교차점의 구릉산림지역이 완전히 절단됐다.
환경파괴가 벌어진 지역은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호리 명륜동 내의 명륜골 근처다. 습지와 붙어있는 산림축 전체를 절단, 토취장으로 사용했다.
동해선 사업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체의 개발사업에 대해 공동생태조사단과 협의키로 한 정부 스스로가 약속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한 것이다. 군에서 자체적으로 벌인 사업이다. 당초 군에서는 이번 사업에 대해 별도의 협의를 하지 않은 채 임의로 훼손했다.
한쪽에서는 환경을 언급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국가적으로 매우 소중한 생태보고를 여지없이 파괴하고 훼손했다. 토취장 사업이 벌어진 곳은 육군 뇌종부대 관리지역이다.
주변에는 생태적으로 민감하고 중요한 산림축과 습지가 어우러진 동해선 전체에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특히 철도와 도로의 공사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환경압력을 그나마 여과하고 정화해 줄 수 있는 기능을 하는 공간을 오히려 더욱 극심하게 파괴한 것이다. 복구나 복원이라는 표현자체가 무색케 할 정도로 산림축을 완전히 파헤쳤다.
이에 따라 환경저감대책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분명한 것은 당초 이 토취장 사업이 공동생태조사단과 협의 없이 일언반구 통보도 없이 비밀리에 진행됐다는 점이다. 공동생태조사단도 공사가 진행된 후 한참 뒤에야 확인했다.
작년 4월에서 10월 사이에 토취장 사업이 이뤄졌다. 동해선 사업지역은 저진 검문소에서 통일전망대를 지나 금강통문까지 민통선 지역의 해안습지와 초지 및 구릉지는 철도, 도로, CIQ 공사로 인해 환경압력이 초과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 여기에 토취장이라는 환경적으로 가장 훼손과 피해가 큰 사업을 벌인 것인 정부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민통선 지역의 생태계 보전과 관리에 얼마나 소홀한 자세로 접근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녹색연합은 “이번 명륜골 군부대 토취장을 통해 정부의 민통선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며 “향후 동해선 지역뿐만 아니라 155마일 민통선 전 지역에서 이러한 토취장과 같은 대규모 환경피해를 가져오는 사업은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또, “토취장이 아닌 불가피한 군사시설의 설치라 하더라도 환경성검토를 비롯한 환경저감대책을 마련하는 조사와 진단, 복구와 복원이 전제된 가운데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며 “그것이 국가적으로 중요성을 인정한 비무장지대와 민통선의 생태계를 보전하고 관리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군부대 토취장 공동생태조사단과의 협의 없이 군부대에서 일방적으로 토취장을 조성, 철도와 도로로 인한 환경압력을 증폭하는 환경훼손을 유발했다.(통일전망대와 금강통문 사이의 현내면 명호리의 명륜골 일대)

철도공단과 건교부를 비롯한 정부는 당초에 CIQ 부지를 놓고 위치 선정에서 여러 검토를 했다. CIQ 위치를 놓고 약 석달간의 논란 끝에 2003년 3월 사천리 CIQ부지를 확정하면서 주변 산림축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공사를 하기로 했다. 아울러 부지 가운데를 흐르고 있는 개천도 원형을 보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사항은 실제 공사를 착수하면서 지켜지지 않았다. 산림 축은 무리한 절개지 공사로 인해 흉물스러울 정도로 심하게 잘려 나가고 있다. 특히 발파공사는 비무장지대라는 생태 지역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공법이다.
무리하고 과도한 절개지 공사를 하기 위해서 발파를 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사천리 일대에 서식하던 수달을 비롯한 오소리, 너구리, 고라니 등의 포유동물들 모두 서식처를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쫓겨 갔다.
CIQ가 민통선 내에 들어오면서 가장 우려했던 점은 비무장지대를 생태적으로 떠받드는 완충과 전이지역으로서의 민통선 생태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단절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특히 현재 사천리 CIQ 부지는 전체 민통선 내에서 가장 드넓은 철새도래지 중의 하나며 수달을 비롯한 중대형 포유류의 안정적 이동 통로였다. 아울러 도롱뇽, 참개구리, 두꺼비 등 양서파충류의 중요한 서식지기도 했다.
과다한 절개지와 비환경적인 공사방법으로 인해 수달을 비롯한 계곡에 서식하고 있었던 포유류와 양서파충류의 서식지는 거의 다 훼손되거나 파괴됐다. 당초 우려했던 환경피해가 공사가 이뤄지면서 현실화된 것.
동해선 지역 중 산림생태계와 해안생태계가 만나서 또 하나의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는 교차공간이 바로 CIQ부지와 같은 초지, 구릉지가 어우러진 공간이다. 이런 공간의 가장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현재의 CIQ부지였다.
녹색연합은 “동해선이 지나가는 비무장지대와 민통선은 전체 접경지역 중에서도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자연생태계를 자랑하고 있다”며 “온갖 희귀한 생물의 서식지로 사구와 사빈을 비롯해, 저습지와 염습지 등의 습지와 초지와 평지 숲, 경지와 산림, 다양한 형태의 서식처가 어우러져 공존하고 있는 접경지역 유일의 생태적 공간”이라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이런 이유로 다른 어떤 곳보다 공간 그 자체로서 보전가치가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불가피한 사업이 있더라도 환경친화적인 방법과 훼손영향에 대한 생태복원의 개념에 입각한 개발방식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녹색연합은 “순수하게 폭이 1km내외 밖에 안 남은 비무장지대 만을 보전한다고 해서 생태계가 유지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면서 “민통선이라는 완충지역이 함께 이어질 때만이 그 빼어난 생태적 가치도 의미가 있다”고 결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