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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속 심층수 "금은보화 안 부럽다!”
  • Name : 이승호
  • Hits : 1372
  • 작성일 : 2005-03-29

강원도 고성, 심층수 채취 적합 지역 선정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호리 인근의 바다에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심층수가 채취된다.

영화나 책을 통해 바다 속 보물을 찾아 탐험하는 이야기는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꿈결 같은 이야기이다. 그런데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서는 바다 속 보물찾기 연구가 한창이다. 그것은 다음 아닌 ‘해양심층수’.

‘막대한 청정자원’이라 불리는 심층수는 태양광이 에너지원인 물질순환계 중에서 해수로 재생·순환되며 청정할 뿐만 아니라 안정성, 부영양성, 미네랄성 등의 특징을 가진 유용한 해양자원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해양 심층수는 ‘귀하신 몸’ 대접을 받고 있다.



<해양심층수 개발 조감도> 해양심층수의 연구개발은 한국해양연구원에서 진행하며 해양수산부는 심층수 연구의 재정 지원 및 법적·제도정비를 담당한다. 강원도 고성군은 심층수 사업관련 인·허가 등 사업을 지원해 상호 협조를 추진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00년부터 오는 2010년까지 해양심층수연구센터의 건립과 육상형 및 해상형 시범개발을 위해 총사업비 250억원을 투입해 심층수의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층수를 채취하기 적합한 곳은 바로 강원도 고성군이다.

고성군 해양수산과 김문식 계장은 “지난 2002년 한국해양연구원에서 심층수의 개발 가능성 최적지 평가를 위해 동해안 8곳을 후보지로 선정해 조사에 나섰다”며 “그 결과 연안으로부터 5km에 못 미치는 지점에서 심층수 채취가 가능한 고성군이 심층수 개발 경제성을 좌우하는 취수거리 및 배후부지 확보 가능성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호리에 신축되는 해양심층수 공동연구센터 조감도.

해양부 주관으로 사업비 약 120억이 투입돼 부지 2300평에 건평 약 800평 규모로 신축되는 해양심층수공동연구센터는 지난해 9월에 착공식을 마친 상태. 앞으로 두 달 뒤인 5월이면 공동연구센터의 육상시설인 연구개발동과 산업실험동, 수산실험동, 전시홍보관 및 옥외실험 시설은 완공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며, 해양시설인 취수시설도 연내에 마무리 될 예정이다.

공동연구센터의 머지않은 완공을 앞두고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심층수 연구는 요즘 한창 물이 오른 상황. 심층수의 꾸준한 연구 덕택으로 내년이면 이곳 고성 바다에서는 햇빛이 닿지 않는 수심 200m 아래 심층수가 하루 1천톤씩, 매년 37만톤이 생산될 예정이다.

심층수 관련 모든 연구는 고성해양심층수공동연구센터의 연구 책임자인 김현주(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심층수연구센터장) 박사의 지휘 아래 활발한 연구가 시행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본격적인 심층수 연구가 진행되면서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나날을 보내는 심층수 연구원들은 총 16명. 이들은 현재 해양심층수공동연구센터(고성)와 대덕연구단지 내 해양시스템안전연구소 및 수자원연구원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깨끗한 먹을거리, 에너지 문제 해결 기대

다른 연구소와 마찬가지로 이곳 고성에 자리한 연구센터에서도 크고 작은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지사. 고성연구센터의 해양환경 및 수질분석을 연구하는 문덕수 박사는 “심층수 자원 탐사를 위한 연구 현장에서 선박에 불이 난 적이 있었다”며 선박 화재로 해양경찰에 구조요청을 했던 아찔한 순간을 말했다.

해양구조물 설계 및 해석을 연구하는 고성연구센터 정동호 박사는 ‘소주에 심층수를 약간 섞어서 마시면 취하지 않는다’라는 어느 심층수 수입업자의 말을 듣고 “연구원들이 모여 사실 확인을 위해 심층수와 소주를 섞어 마시다가 대낮부터 술이 취했던 일이 있었다”며 웃지 못할 해프닝을 전했다.

심층수를 연구하는 각 분야 연구원들은 공통적으로 ‘청정성과 안정성’과 ‘새로운 먹을거리 창출과 에너지원으로의 활용’이라는 점을 심층수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고 있다.

“환경오염이 가속화되는 현실에서 청정성 해양심층수를 적절히 이용한다면 다양한 종류의 깨끗한 먹을거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항상 2℃ 이하가 유지되는 저온의 해양심층수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에너지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정동호 박사는 말했다.

또한 문덕수 박사는 “오염원에 취약한 지하수에 비해 심층수는 전 세계 수자원의 97%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오염가능성이 있는 표층수와 교환이 수온약층에 의해 차단돼 있어 청정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1월 말부터 3월 말까지 생산되는 김을 심층수에서 양식할 경우 시기에 관계없이 연중 내내 고급 김을 생산할 수 있다는 연구가 지난 1월 발표됐다. 이 연구는 경상대학교 해조류연구실과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심층수연구센터가 합동으로 실시한 표층수, 혼합수 및 심층수에 긴잎돌김, 방사무늬돌김 등의 배양실험을 실시해 얻은 결과다.

심층수의 저온성과 부영양성을 이용해 김을 비롯한 쇠미역, 미역 등 초겨울부터 초봄에 제맛을 내는 해조류의 연중 생산이 가능해져 한여름에도 신선한 해조류를 먹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심층수의 활용은 바다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에너지원으로의 사용, 미용·주류 등 관련 산업이용 등 다양한 방면으로 모색되고 있다. 또한 해양부는 심층수의 음용수 사업으로 오는 2010년까지 1조원대의 시장을 조성해 나갈 계획에 있다.

“해양심층수가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여기에 현혹되지 않도록 국민들이 해양심층수의 올바른 인식을 가졌으면 한다”고 정 박사는 말했다.


고성심층수연구센터 연구원들은 “해양심층수의 조속한 산업화를 통해 식수, 식품, 화장품 등의 대중적인 상품으로 빠른 시일내에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고은영 기자 eun7170@hkilbo.com>
<사진자료 제공: 해양심층수공동연구센터(고성)>

"해양 심층수는 미래의 보고"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심층수연구센터 김현주 박사 기고

21세기 인류의 영속과 발전을 위해서는 식수, 식량, 에너지 자원 확보와 환경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석유, 석탄 등의 화석연료를 이용해 급속한 산업발전을 이룩했고 물질적 풍요를 바탕으로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막대한 자원의 사용과 환경의 파괴를 유발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환경친화적 자원, 사용하여도 고갈되지 않고 사용하여도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자원이 필요하게 되면서 부각되고 있는 해양심층수는 태양광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아래에 존재하여 2℃ 이하의 저온성, 영양염류가 풍부한 부영양성, 유해물이 거의 없는 청정성을 가지고 있는 무한한 환경친화적인 순환재생형 해양자원이다.
선진해양국에서는 해양심층수를 해양온도차발전이나 수산양식용수로 개발하였으며, 최근 식수나 음료수, 주류 등의 원료수로서 ‘물 산업’에 활용되면서 단기간에 2조원 이상의 관련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해양심층수가 청정한 식수와 에너지, 안전한 식량원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유용할 뿐 아니라 전통산업의 부흥 및 신해양산업의 창출을 위한 산업 원료로써의 활용성도 매우 클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해양수산부는 우리나라 동해에 풍부하게 부존하고 있는 해양심층수 자원을 개발하여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연구개발 정책을 수립하고, 실용화를 선도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시행하여 왔다.
2000년에 동해심층수의 다목적 개발 기획연구를 실시한 후, 2001년부터 10개년 계획으로 시행하고 있다. 금년에 해양심층수공동연구센터가 완공되면 먹는 심층수 개발, 청정에너지 현장이용, 청정 농수산물 배양 등의 공익적 연구개발을 본격화하는 한편, 산업적 활용을 위한 성과확산에도 선도적 역할을 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해양심층수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개발 및 관리가 국가적 차원에서 물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함은 물론 해양 신산업을 창출하여 산업성장 동력원으로 삼고, 연안역의 정주권을 안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김현주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