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용 미국 수도 워싱턴 일대 주민들의 식수 원인 포토맥 강에서 잡힌 수컷 물고기 몸 속에 난자가 자라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수질 오염의 심각성에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고 조사에 참여한 한 과학자가 21일 밝혔다.
이른바 `간성(間性: 암수 중간의 성징을 나타내는 개체) 변태"로 불리는 이같은현상은 하수처리장과 가축 사육장, 공장 등에서 나온 오염물질들이 동물의 호르몬 체계에 이상을 일으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지질학조사(USGS) 계획 책임자인 비키 블레이저는 워싱턴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메릴랜드주 샵스버그 부근 포토맥강에서 잡은 수컷 작은 입 농어 9마리가 생식기관 안에서 난자를 키워 온 사실을 발견했다.
그녀는 지난 주 샵스버그 부근에서 잡은 물고기들의 조직을 검사하던 중 이같은 현상을 발견했다고 밝히고 지난 해 하디 카운티 지역의 물고기의 떼죽음 원인을 조사하던 중 270㎞ 상류로 거슬러 올라 간 포토맥강의 남쪽 지류에서 잡은 물고기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이것이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오염물질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하디 카운티의 오염 발생원이 인근 가금류 사육장일 것으로 추측, 정확한 오염원을 가려내기 위해 수질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은 동물의 호르몬 체계를 혼란시키는 물질로 피임약을 먹는 여성에게서 나온 에스트로겐 같이 인간의 여성 호르몬일 수도 있고 배설물과 함께 씻겨 나온 동물 호르몬일 수도 있는데 이런 물질들은 하수처리 시설에서도 걸러지지 않는다.
또 하나의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공장에서 나오는 산업 폐기물 등 `유사 호르몬"으로 이는 자연적인 호르몬과 화학구조가 비슷해 동물의 몸을 교란시킨다.
이런 오염물질은 농도가 매우 낮아 아직까지 이를 탐지할 수 있는 장비가 없는 실정이지만 지난 1999년과 2000년에 실시된 전국 규모의 첫 조사 결과 조사 대상 수계(水系)의 37%에서 호르몬이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동물에 그치지 않고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지만 환경청(EPA)은 아직까지 이같은 물질에 대한 기준치를 설정하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식수 처리장들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포토맥강 남쪽 지류를 상수원으로 하는 하디 카운티의 일부 주민들의 암발병 사례를 조사하는 연구진은 최근 이들의 간암과 담낭암, 난소암 및 자궁암 발병률이 주평균치보다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암 전문가들은 이들 4종류의 암이 에스트로겐이나 유사 화학물질을 만나면 성장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자료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