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서명 땐 석달 뒤 전세계 발효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22일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를 비준했다. 교토의정서는 러시아 연방회의(상원) 비준과 대통령 서명을 거쳐 러시아에서 최종 승인되면 90일 후 전 세계적으로 발효될 예정이다.
교토의정서는 199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5%를 차지하는 55개국 이상이 비준할 경우 발효토록 돼 있다. 현재 중국.일본.캐나다 등 120여국이 의정서를 비준한 상황이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7%를 차지하는 러시아에서 최종 승인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의 55% 조건이 충족되게 된다. 연방회의는 두마의 결정을 번복한 전례가 거의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각 부처에 교토의정서 검토를 지시했던 만큼 러시아의 최종 비준은 사실상 확정됐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이 언제 서명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 선진 공업국들은 2008~2012년 이산화탄소 등 6가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90년에 비해 평균 5.2% 줄여야 한다. 이로 인해 산업화를 통한 경제성장이 주춤할 가능성이 커 러시아는 오랫동안 비준을 미뤄왔다. 안드레이 일라리오노프 대통령 경제보좌관은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 201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을 2배로 늘리겠다는 대통령 공약을 지킬 수 없다"며 비준을 반대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교토의정서 비준을 피할 수 없으며 승인하면 국가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 찬성 쪽으로 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천연자원부 등 5개 부처에 교토의정서의 승인 여부 검토를 직접 지시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30일 교토의정서를 승인한 뒤 비준안을 두마에 상정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