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용 봄철 불청객인 황사가 발생할 때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중금속 성분이 평소보다 최고 95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사실은 기상청이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 열린우리당 강성종 의원에게 제출한 ‘2003∼2004년 황사 출현일의 중금속 측정치’에서 밝혀졌다.기상청은 이 기간에 황사가 발생한 7일 동안 서울 대방동에서 채집한 공기 중 미세먼지를 외부 기관에 보내 그 성분을 분석했다.
자료에 따르면 황사가 발생한 지난 3월 11일 대기 중 망간(Mn)의 농도는 평소보다 95배 많은 1.9㎍(마이크로그램)/㎥를 기록했다.망간은 뇌 변화·근육약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호흡계와 중추신경계에도 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 실험에서 발암성 물질로 판명됐고,분말로 흡입할 경우 호흡 부족과 가슴통증을 유발하는 니켈(Ni)의 농도는 평소보다 최고 52배 많은 10.3ng(나노그램)/㎥이 검출됐다.
또 그동안 정부가 황사 기간에도 검출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던 납(Pb),크롬(Cr),카드뮴(Cd)도 각각 13배,7배,4.2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우리 정부는 납과 카드뮴을 비롯한 25개 성분만 특정대기유해물질로 규정하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은 이번에 대량으로 검출된 망간과 니켈, 구리 등도 모두 유해 중금속으로 규정,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미국·일본의 기준을 대입하면 이번에 분석된 중금속 13종 가운데 인체에 유해한 것은 모두 8종으로,평소보다 4.2∼95배까지 검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영신 기상청 응용기상연구실 연구관은 “스모그나 연무가 없는 가장 깨끗한 날과 비교한 수치여서 농도차가 다소 크게 벌어졌을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공사장이나 공장 등의 모든 먼지까지 측정하는 환경부 분석과 달리 이번 측정은 대규모 기류를 타고 떨어지는 황사만을 대상으로 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기상청은 평소에도 미세 먼지 농도만 분석해 발표할 뿐 먼지 속 중금속 함유량이 얼마나 되는지 국민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