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입수질 고려않고 불필요한 지역 과잉투자
설계방류수질이 법정기준 충족시키지 못해
정부가 지난 2001년부터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하수처리장 고도처리시설 설치사업'이 유입수질을 고려하지 않거나 설계방류수질이 법정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등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우원식(우리당·노원을)의원의 국감자료 분석에 따르면 현재 가동중인 전국 76개 고도처리시설 하수처리장 중 20곳이 현재 유입수질이 유지될 경우, 기당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하는 고도처리시설 설치가 불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잉투자된 32개 고도처리시설 하수처리장의 유입수질(03년평균)
<우원식 의원실 제공>
'03년 기준, 전체 고도처리시설 하수처리장 중 양주 남면 하수처리장 등 39%(30개소)는 유입수 실제처리효율이 50%이하로 방류수질 안전성에 문제를 드러냈으며 경기 광주 분원하수처리장 등 32개 하수처리장은 유입수질 농도가 '특정지역 총질소 기준치' 이하의 맑은 하수가 유입, 처리됐다.
이와 함께 정부가 올해 1월 1일부터 4대강 유역 모든 하수처리장의 방류수질을 강화했으나 고도처리시설 하수처리장 13개소는 총질소 설계방류수질이 '특정지역 기준치'인 20㎎/L이상으로 설계돼 높아진 기준치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또, 13개소중 10개소는 올해부터 특정지역 기준이 적용돼 작년까지 시설 개조를 마쳐야 방류수질 법정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대상이었고, 나머지 3개소도 '08년부터는 특정지역 기준치 적용을 받아 1∼2년내 시설개조 사업에 들어가야 하는 실정이다.
우원식 의원은 "5년 앞도 못 내다보는 고도처리장 방류수질 설계는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시설이 적정하게 설계된 경우도 실제 처리효율이 저조해 고가의 하수처리장이 제 기능을 못한다면 이는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또, "처리효율이 떨어질 경우, 방류수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유입수 실제 처리효율이 떨어지는 고도처리시설 설치 하수처리장의 경우, 설비점검과 운영개선을 통해 고가의 설비에 걸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고도처리시설은 표준활성슬러지법이나 산화구법 등 기존 하수처리장이 기술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총질소와 총인의 제거 능력을 갖춘 하수처리 설비다.
질소·인 등 영양염류가 호소나 하천으로 유입되면 △부영양화 초래, △조류 번식 가속화 △용존산소량 저하 △악취 발생 △물고기 폐사 등 각종 수질오염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상수원 인근 지역의 경우, 고도처리시설 설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