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개개비 비슷한 형태의 단일 계통군
김창희 박사팀, 전세계 미기록종 판단
세계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신종 조류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환경부 국립환경연구원은 2003년도 전국자연환경조사의 일환으로 실시한 울릉도 권역의 조류 분포조사에서 세계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신종 조류(사진)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국립환경연구원 김창회 박사와 일본국립과학박물관 니시우미 이사오 박사(Nishiumi Isao)에 의해 울릉도에서 발견된 개체는 계통학적으로 섬개개비(Styan's Grasshopper Warbler Locustella pleskei)와 알락꼬리쥐발귀(Middendorff's Grasshopper Warbler Locustella ochoensis)에 가깝지만 어느 쪽에도 닮지 않은 단일 계통군의 신종으로 밝혀졌다.
국립환경연구원 오경희 생물자원과장은 "이번에 발견된 조류의 형태는 섬개개비와 알락꼬리쥐발귀의 모자이크형이며 계통은 캄챠카 알락꼬리쥐발귀보다 완도 섬개개비에 약간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들 종과의 분기 연대는 40∼60만년전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신종 조류 발견 당시, 일반적으로 알려진 섬개개비라고 생각했으나 형태적으로 전남 완도와 일본 미쿠라지마에서 서식하는 섬개개비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신종으로 판단되는 개체와 이들과 유사한 종으로 생각되는 섬개개비 및 알락꼬리쥐발귀에 대해 유전자 분석을 실시, 세계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신종으로 판단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신종 조류는 몸 색깔은 옅은 갈색으로 회색의 완도(또는 미쿠라지마) 섬개개비와 매우 달랐으나 캄챠카(또는 북해도) 알락꼬리쥐발귀와 비슷했다.
또, 신종조류의 날개형식은 완도 섬개개비와 일치했지만 캄챠카 알락꼬리쥐발귀와는 차이가 있었고 부리길이는 14.5∼15.3mm로 완도 섬개개비의 15.2∼15.9mm)보다 약간 짧았고, 캄차카 알락꼬리쥐발귀의 11.5∼14.0mm 보다는 길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된 신종의 표본확보, 명명, 분포역 확인, 집단의 크기 등에 대한 내용을 보완해 추후 국제학회지에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섬개개비는 한국과 일본 등의 작은 섬에서 번식하는 여름철새로 아시아 멸종위기조류 목록에 희소종(Vulnerable)으로 기재되어 있다.
10여년전에는 알락꼬리쥐발귀의 아종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형태적으로나 울음소리가 매우 달라 별개의 종으로 인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