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신고래' 서식지를 사수하라"
사할린 유전개발로 심각한 스트레스 받아
국내외 환경단체 가스공사에 의견서 발송
포경선이 쫓아가면 감쪽같이 진행방향을 바꿔 마치 귀신처럼 신출귀몰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귀신고래'(사진).
몸길이가 최대 16미터에 이르고 몸무게 35톤에 달하는 대형고래로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77년 울산 방어진 앞바다에서 발견된 것이 마지막이다.
한국가스공사의 LNG 수급 입찰에 '귀신고래' 서식지 주변 유전개발로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아 온 사할린에너지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외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Sakhalin Environment Watch, Pacific Environment,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은 지난 6일 한국가스공사 사장 앞으로 공문을 보내 "로얄더치·쉘 컨소시엄인 사할린 에너지가 사회·환경적 협약을 준수할 때까지 '사할린 II 프로젝트'로부터 가스를 구입하지 말 것"을 긴급히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사할린에너지의 사할린 연안 유전개발로 시추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이 건설되면서 나오는 오염물질과 소음이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100여마리의 '귀신고래'들에게 심각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래서식지 인근의 새로운 가스 생산 플랫폼 건설과 서식지를 통과하는 파이프라인 건설 계획은 매우 우려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녹색연합 이유진 간사는 "최근 일부 외신에서 사할린에너지의 LNG 공급 제안에 한국가스공사가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보도돼 서둘러 의견서를 제출하게 됐다"면서 "쉘 등 다국적기업들은 사할린지역 유전개발과 관련, 국제적 환경기준을 먼저 마련한 뒤 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그린피스, 사할린 인바이런먼트 워치, 세계야생생물기금(WWF) 등은 사할린에너지의 환경파괴 투자 근절을 위한 국제금융캠페인을 벌여, 사할린 유전개발사업에 돈을 대는 은행에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한국가스공사 장기훈 도입계약팀장은 LNG 수급 계약과 관련, "9월말경 입찰 접수를 마감한 뒤 입찰에 참여한 LNG 공급업체들을 대상으로 가격과 공급안정성 등을 종합적인 평가를 마치면 늦어도 올해안에는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라면서 "계약이 성사되면 오는 2008년부터는 본격적인 수급이 이뤄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962년 귀신고래가 회유하는 울산 앞바다를 멸종위기에 처한 '귀신고래 회유해면'으로 '귀신고래'를 천연기념물(제126호)로 지정했다.
<이정성 기자 jslee@hkilbo.com>
이정성 기자 jslee@h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