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농림지 공장 전면허용 추진 신문사 : 한겨레신문
Date : 2004-08-26
정부가 전국의 계획관리지역(옛 준농림지역)에서 1만㎡(약 3,000평) 미만 소규모 공장 신축을 금지하고 있는 법률을 개정해, 규모에 관계없이 공장 신축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반발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규제개혁위원회는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이용계획법)을 개정해 계획관리지역 내 1만㎡ 미만 소규모 공장 설립을 금지하는 ‘최소면적 규정’을 삭제하는 대신, 일선 자치단체에 ‘난개발방지위원회’(가칭)를 설치해 공장설립 여부를 개별적으로 심사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이런 방안은 오는 27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리는 제1차 규제개혁추진회의에서 10여개 관계 부처 장관들의 토론을 거쳐 확정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조정관실은 지난 24일 산업자원부와 건설교통부, 환경부, 중소기업청, 산업단지공단 및 환경단체 관계자들을 불러 계획관리지역 내 공장설립 최소면적 규정 삭제 및 난개발방지위원회 설치 방안을 통보하며 협조를 요청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계획관리지역 소규모 공장 신축 허용은 경제단체들이 요구하고 있는 공장설립 규제완화의 핵심”이라며 “청와대 규제개혁추진회의에서 분명한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산자부와 중소기업청, 산업단지공단은 “이 규제에 묶여 자금이 부족해 소규모 공장을 지으려는 중소기업들이 공장설립에 애로를 겪고 있다”며 적극적인 찬성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건교부 쪽도 “마구잡이 개발 우려가 있으나 적절한 보완책을 마련하면 규제를 풀어도 된다”고 조건부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환경부와 환경단체 쪽은 “이 규제를 풀면 계획관리지역에 소규모 공장들이 무분별하게 들어서 마구잡이로 개발될 우려가 있는데다 오염물질 배출 관리도 어려워진다”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오성규 ‘환경정의’ 사무처장은 “사회적으로 많은 논의와 진통을 거쳐 도입한 제도를 불과 1년반 만에 폐지하려 하면 많은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준농림지역의 막개발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2년여에 걸친 논란 끝에 2003년 1월부터 계획관리지역의 1만㎡ 미만 소규모 공장의 설립과 증·개축을 전면 금지했으나 경제단체들이 줄기차게 규제완화를 요구하자 올 1월부터 기존에 세워진 소규모 공장의 증·개축을 허용했다. 현재 1만㎡ 미만 규모의 공장이 전체의 93%이며, 이 가운데 관리지역에 개별적으로 입주해 있는 공장이 28%에 이르고 있다.